[바스켓라운지] 강동희 '비만오면 정말 안풀려!'
기사입력 1999년 04월 11일 14시 20분
`비가 싫어.'
운동 선수라면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는 징크스.
부산 기아 `코트의 마술사' 강동희（33）도 예외는 아니다.
비오는 날이면 이상하리 만치 게임이 잘 풀리지 않는 것.
송도고와 중앙대를 거쳐 기아에 이르기 까지 비가 내릴 때 잘된 적이 없고 거의 지는 게임이 많았다. 습도가 높고 날이 우중충하면 왠지 몸이 무겁고 기분도 영 찜찜하단다.
기아－현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 벌어진 10일 대전 충무체육관.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전날부터 봄비가 대지를 적시면서 강동희는 불안했다.
슛감각은 괜찮았지만 불길한 예감은 예외없이 그를 비켜가지 않았다.
파울이 문제였다.
공격자 파울을 2개나 저지르더니 3쿼터 7분33초 4반칙으로 파울 트러블에 걸린 것.
반칙 부담을 안고도 10분 이상 버티던 그는 결국 경기 종료 51.2초전 5번째 파울로 코트를 떠났다.
강동희가 물러나면서 기아는 막판 급격하게 무너졌고 1패를 안고 말았다.
올시즌 정규리그 33게임과 플레이오프 4게임 등 37게임서 5반칙 퇴장은 단 한차례.
정규리그 현대전 4게임서도 평균 파울수는 2.25개에 불과했다.
평소 파울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가 하필 가장 중요한 게임에서 `천재지변'을 맞닥뜨린 셈.
강동희는 게임이 끝난 뒤 구단 버스에 오르다 원망스레 하늘을 쳐다봤다.
어느새 비는 그치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대전＝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