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한지붕 두가족' 싸움 누가 이길까
기사입력 1999년 04월 09일 14시 32분
제철가의 형제인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
지난 95년 광양제철을 모기업으로 태어난 전남이 창단되면서 제철가는 한동안 구설수에 시달렸다.
포항제철이 모기업인 `형님' 포항이 정상을 놓고 각축을 벌이면 아우가 봐주지 않겠느냐는 의혹의 눈초리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杞憂）로 끝났다. 형제가 처음 맞붙은 지난 95년 4월1일 경기서 아우가 3대1로 이겼고, 97시즌 후기리그서는 전남에게 발목이 잡혀 형님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됐다.
요즘도 두팀의 대결에선 한치의 양보도 찾아볼 수 없다.
대전 현대와 부산 기아가 벌일 올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역시 `한지붕 두가족' 다툼이라 더욱 흥미를 끈다.
알려진대로 대전 현대는 현대전자 소속. 부산 기아는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합병하면서 뒤늦게 `현대 패밀리'가 됐다.
두 구단은 벌써부터 "우리가 형님"이라며 신경전을 벌인다.
대전 현대측은 "창단 연도 뿐만 아니라 `적자（嫡子）'의 피가 흐른다는 점에서 볼 때 당연히 우리가 형님"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부산 기아는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차남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5남인 정몽헌 현대전자 회장보다 손위"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일부에서는 얼마전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일가를 분가시키면서 본격화됐던 두 최고경영자의 차기대권 논쟁 출발점으로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해석한다.
이래저래 양보란 생각할 수 없는 한판.
올시즌 챔피언결정전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한가지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