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고성]달뜨면 성욕 생기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기사입력 1999년 04월 05일 15시 28분
하이드로 변한 지킬 박사는 달이 뜨면 집을 나선다. 그는 달빛을 받으며 여자들을 능욕한다. 그의 악행은 끝이 없다.
영국작가 스티븐슨의 작품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만큼 인간 내면에 숨겨져있는 악마성을 잘 그려낸 작품도 드물다.
고아의 아버지, 과부의 보호자로 불리던 지킬 박사의 내면에는 광기가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소설의 모티프를 찰스 하이드라는 범죄자로부터 따왔다.
실존인물 하이드는 달이 떠오르면 광기를 주체할 수 없어 범죄를 저질렀다고 고백하고 있다. 과연 달은 사람을 미치게 하는가.
인류는 달의 이미지를 두 가지로 그려놓고 있다.
하나는 성과 사랑, 출산과 창조 등의 이미지요, 또하나는 광기와 늑대인간의 이미지다.
여자는 보름달이 뜨면 성욕과 생식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마이애미대 정신의학 교수 지버 박사의 통계보고서에 나와있는 얘기다.
달이 차면 모세혈관이 팽창하고 근육이 긴장돼 예뻐진다는 보고도 있다. 킬히링 박사의 주장이다.
섹스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달의 주술력이 과학으로도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셰익스피어는 오델로의 입을 빌어 `달이 사람을 미치게 한다'고 외치게 하고 있다.
어떤 학자는 "늑대인간의 전설은 만월이 되면 갑자기 급증하는 정신이상자들의 변형 스토리"라는 주장도 한다.
영국의 의학자 리처드 미드는 사람에 따라 달이 차면 천식이 발작하는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는 보고도 하고 있다.
우연일까.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쓰고 있을 당시 스티븐슨은 지독한 천식으로 죽을 고비를 몇 번씩이나 넘기고 있었다.
얼마전 달만 뜨면 밖으로 나가 27명의 여성을 연쇄강간한 30대 초등학교 교사가 붙잡혔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이야기의 전형이다.
어쩌면 그 교사과 달의 상관관계를 연구해보는 것도 무익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일찍이 서태지와 아이들이 `지킬박사와 하이드'라는 노래를 불렀다. `캄캄한 밤에 나는 누군가에게 길을 묻다가 내리쳤어…'.[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