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혁] '멋진 세트플레이로 첫승 사냥'
기사입력 1999년 04월 05일 14시 24분
청소년팀의 수비수 박동혁（20．고려대2）이 골사냥에 나선다.
한국팀이 코너킥을 얻었을 때 이따금 상대 문전까지 올라가 헤딩골을 노리곤 하던 그가 아예 드러내놓고 상대 GK와 마주서게 됐다.
그에게 `프리킥 전문키커'라는 중책이 떨어진 것이다.
조영증 감독은 4일（이하 현지시간） 에누구시 외곽의 이켄가 연습구장에서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박동혁을 프리킥 전문키커로 쓰기로 했다"면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실 박동혁은 프리킥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포알같은 슈팅력이야 이미 알려진 바이지만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프리킥은 발기술이 정교한 서기복과 김경일의 몫이었다.
그런데 지난 1일 라고스에서 이곳으로 와 첫 훈련을 가질 때였다.
서기복이 박동혁에게 농반진반（弄半眞半）으로 프리킥을 권했고, "박동혁이 잘 찬다"는 얘기를 들은 조감독이 `혹시나'하는 마음에서 시켜본 게 계기가 됐다.
"힘이 넘치는 데다 회전력까지 뛰어나 성공률이 80％에 이를 정돕니다. 그 좋은 기술을 미처 발굴하지 못한 실수를 인정합니다."
조감독은 뒤늦게나마 `박동혁의 오른발 프리킥'이라는 가공할 신무기를 찾아 내 천만다행이며 좋아했다.
"직접슈팅 거리에서 생긴 프리킥은 모두 동혁이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박동혁의 오른발에 대한 조감독의 믿음은 가위 절대적이다.
"기회가 생긴다면 꼭 멋진 장면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박동혁의 다부진 각오다.
[에누구（나이지리아）＝최재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