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봉하민] 밀착수비 위력 '삼성 꼼짝마'
기사입력 1999년 04월 04일 15시 06분
"더이상 `봉'이 아니다."
부산 기아의 대형 가드 봉하민（28．1m90）은 `미남 수비수'라는 별명 처럼 기량 보다도 곱상한 외모가 돋보인다.
억센 경상도 사투리에 투박한 얼굴의 팀후배 김영만은 "내가 하민이형 반만 닮았더라도 소녀팬의 우상이 돼 있을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하지만 코트에선 그리 `얼굴값'을 못했던게 사실.
지난 97년 상무 제대후 팀에 복귀, 지난 시즌 백업멤버로 주로 주전들이 쉴틈을 마련하기 위해 코트와 벤치를 뻔질나게 들락거리며 고작 평균 7분을 뛰는데 그쳤다.
올시즌 들어선 기아 박인규 감독이 `비장의 카드'로 지목, 출전시간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빛을 발하기 시작, MIP（기량발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봉하민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회전서 더욱 위력을 떨치며 `소금'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2일 벌어진 잠실 3차전서 봉하민은 삼성 공격의 핵인 벤자민을 단 13득점에 묶는 활약을 펼쳤다.
벤자민이 주로 오른쪽 골밑으로 드라이브인하는 버릇이 있음을 간파하고 공격 루트를 선점, 1쿼터에는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전문분야인 수비만 잘한게 아니었다.
1쿼터서 양팀 통틀어 최다인 10점을 퍼부으며 6점차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것.
박인규 감독은 "스타성과 탁월한 디펜스 능력을 지닌 봉하민을 발굴한게 이번 시즌 최대 수확"이라며 "앞으로 외곽슛만 가다듬으면 대성할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