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이적후 슬럼프 '명예회복 3점포 쏜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01일 14시 32분
명예회복은 과연 가능할까.
부산 기아 `사랑의 3점슈터' 정인교（29）.
나래 시절 최고의 장거리포로 이름을 날린 그는 올시즌 둥지를 옮기면서 길고 긴 슬럼프에 빠지며 벤치워머로 전락했다.
지난 14일 정규리그가 끝난 뒤 정인교는 보름간 하루 두차례의 팀훈련 외에 새벽과 야간에도 홀로 용인 숙소내 체육관의 불을 밝혔다.
동료들이 모두 잠든 시간 코트를 수없이 뛰어다녔고 밤에는 200∼300개씩 슛을 던졌다.
하루 네차례 훈련을 소화해 내며 두껍게 잡히던 뱃살은 다 빠졌고 복부에 `왕（王）'자가 새겨질 정도였다.
그간의 부진을 포스트 시즌에서 만회하기 위해 단단히 마음먹고 몸부터 만들었던 것.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과 함께 설사 시즌 종료 뒤 다시 트레이드 되더라도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도 있었다.
내심 출격명령을 기다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회전 두게임서 정인교는 단 1초도 뛰지 못하며 들러리에 불과했다.
1m82의 작은 키 때문에 신장이 좋은 삼성 공격수를 맡기에 역부족이라는게 벤치를 지킨 가장 큰 이유.
하지만 지난 31일 2차전서 기아가 빈공 끝에 단 73득점에 그쳐 패퇴하자 정인교의 `한방'을 아쉬워하는 주위의 목소리가 높았다.
기아 박인규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두게임서 눈길 한번 마주치지 않은 정인교를 2일 잠실 3차전에 기용할 뜻을 밝혔다.
힘들게 찾아든 기회에서 정인교가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재도약과 추락의 갈림길이 그앞에 기다리고 있다.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