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황두성] 시범경기 최고 스피드 148km 주인공
기사입력 1999년 03월 25일 13시 57분
"아니, 도대체 쟤가 누구야?"
현대－해태의 시범경기가 열린 지난 24일 수원구장.
덕아웃에 앉아 있던 현대 선수들은 얼굴조차 잘 모를 정도로 무명인 한 선수의 `깜짝투구'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스피드건에 찍힌 최고시속은 148㎞.
올해 시범경기를 통틀어 최고 스피드였다.
이날 현대 선발로 나온 최고투수 정민태（147㎞）보다도 공이 빨랐다.
더구나 정규시즌이 아니고 시범경기에서 이런 공이 나왔으니….
더욱 볼만했던 것은 타자들을 `공포'에 질리게 한 컨트롤.
원바운드볼은 기본이고, 어떤 때는 타자의 머리위나 허리뒤로 공이 날아갔다.
강속구 투수의 전형적인 단점인 제구력 불안이었다.
하지만 투수로 팬들앞에 첫 선을 보인 경기에서 2이닝 동안 탈삼진 4개에 1안타 무실점이면 가능성은 보여준 셈.
해태 황두성（23）은 원래 포수였다.
배명중-고를 거쳐 96년 성균관대 1학년을 중퇴하고 삼성에 연습생으로 입단.
1m88, 82㎏의 훤칠한 체구에 어깨가 강해 대형포수감으로 꼽혔으나 1,2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1군무대에 단 한번도 얼굴을 내밀지 못한채 포수의 꿈을 접고 작년 4월부터 투수로 전향했다.
시즌뒤에는 양준혁 곽채진과 함께 삼성에서 해태로 트레이드됐다.
`미완의 대기' 황두성은 올해 목표를 묻자 "1군에서 뛰는 게 소원"이라고 소박한 꿈을 밝힌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