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40년만의 미국 - 쿠바 야구교류 '찬반논란'
기사입력 1999년 03월 24일 13시 04분
40년만에 이뤄진 미국과 쿠바의 야구교류를 놓고 미국내에서 말들이 많다.
한쪽에선 "역사적인 일"이라며 반기고 있지만 또다른 한쪽에선 "한편의 쇼를 보는 느낌"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이다.
쿠바의 아마추어야구팀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최강.
오래전부터 메이저리그에선 쿠바와 맞붙길 원했으며 지난 2월 볼티모어의 구단주 피터 안젤로가 클린턴정부에 친선경기를 정식요청, 허락을 얻었다.
양팀간의 경기는 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5월 4일엔 볼티모어에서 열리기로 확정됐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각계각층에서 반발이 일어났다.
처음 보이코트 의사를 밝힌 것은 메이저리그 심판들.
심판들은 "그동안 메이저리그는 고통받는 쿠바국민과 선수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며 "미국이 40년간 `금수조치'를 취한 상황에서 친선경기는 쿠바인들의 뺨을 때리는 것과 같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주 볼티모어와 플로리다의 시범경기가 열린 포트 로더데일구장밖엔 120여명의 쿠바인들이 모여 "친선경기 철회"를 외쳤고 23일엔 정치인까지 가세했다.
쿠바계 미국인인 민주당 하원의원 밥 메넨데즈는 볼티모어의 선수들에게 경기불참을 권유하는 편지를 보냈다.
메넨데즈는 이 편지에서 "미국선수들과 달리 쿠바선수들은 노조도, 파업도 없으며 국가의 통제하에 있다"며 "쿠바 동료들의 곤경을 생각하라"고 호소했다.
아뭏든 정치 경제적으로 쿠바의 목줄을 조여왔던 미국정부의 갑작스런 화해 제스처가 일부에선 `속보이는 짓'이라고 여겨졌던 모양이다.
쿠바는 50년대초까지만 해도 미국과 활발한 야구교류를 했으나 59년 피델 카스트로의 집권이후 관계가 단절됐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