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썰렁한 잠실, KBL의 오판
기사입력 1999년 03월 24일 01시 47분
나래와 LG의 플레이오프 1회전 세번째 대결이 벌어진 23일 저녁 잠실실내체육관.
관중석은 채 절반도 차지 않아 썰렁하기 이를데 없었다.
이날 입장객은 3천300명.
올시즌 플레이오프 최소관중인 지난 20일의 원주경기（3천400명）보다도 적은 숫자였다.
그나마 나래가 무료초청한 자회사 무선호출기 가입자 700명과 LG가 공짜로 입장권을 뿌린 500명을 빼고나면 순수한 의미의 관중은 2천100명 정도.
왜 이렇게 됐을까.
따져보면 KBL（한국농구연맹）의 근거없는 자신감이 화근이었다.
지난시즌까지 각팀의 연고지에서 2게임씩 벌였던 플레이오프 일정을 올시즌부터 1게임씩으로 축소한 것.
이같은 결정에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의 수용능력만 믿고 관중수입을 극대화하겠다는 얄팍한 계산이 깔려있었다.
플레이오프같은 명승부에는 팬들이 제발로 경기장을 찾을 것이란 KBL의 오판으로 정작 피해를 본 쪽은 연고지의 농구팬들.
1,2차전이 벌어진 지역의 팬들은 "지난시즌엔 내리 2경기를 했는데 왜 올해는 1경기만 하느냐"며 아우성이었다.
당초 KBL은 챔피언결정전도 연고지에서 1경기씩만 개최하려다 구단의 반대로 2경기씩 치르는 지난시즌 일정을 따랐다.
지난해 정규시즌서 서울 경기장이 `휑하다'는 이유로 3층 관중석을 가릴 계획까지 세웠던 KBL의 `살림 솜씨'를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 류성옥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