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화제의 자서전 '오체 불만족' 출간
기사입력 1999년 03월 21일 15시 01분
그는 팔이 없다. 다리도 없다. 아니,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태어날 땐 없었고, 성장하면서 10㎝ 가량 자라났다. 그게 전부다.
일본 와세다대 정치학과 4년 오토다케 히로타다씨(23). 그가 쓴 에세이 `오체불만족(五體不滿足)'(창해．전경빈 옮김)이 국내 출간됐다. 일본에서 발간 6개월만에 275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다.
뺨과 어깨 사이에 연필을 끼워 쓴 글이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솔직하고 위트있게 정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신체구조를 장애가 아니라 `초개성적'이라고 표현한다. `팔다리가 없는 것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개성'이라는 것이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운동도 잘 한다. 양쪽 어깨로 농구공을 드리블하고, 겨드랑이로 철봉을 껴안고 턱걸이도 한다. 호주 등지를 돌아다니며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도 한다.오토다케는 "장애와 행복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 `휠체어의 왕자', `나폴레옹'으로 불렸을 만큼 장애에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살았다.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포크로 식사를 하는 등 보통아이들과 똑같이 키운 어머니의 노력, 4년간 담임을 자청한 초등학교 교사 등은 `장애인 교육'의 한 사례를 보여준다.
"장애가 있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그의 발언이 장애인, 혹은 소외받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
[임정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