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아카데미 시상식 드레스 협찬
기사입력 1999년 03월 12일 15시 28분
할리우드 빅스타들이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포즈를 쥐한다? 꿈만 같은 이 일이 현실로 옮겨지게 됐다.
디자이너 이영희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의상 제의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베벌리힐즈에 위치한 영화 예술과학아카데미에서 열린 프레스쇼에서 이영희의 의상이 당당히 무대에 오른 것.
아카데미 의장 로버트 렘 및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진 이날 쇼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배우들이 입을 옷이 첫선을 보이는 자리. 참석한 스타일리스트들의 추천에 따라 스타들은 빛나는 밤에 입을 빛나는 옷을 결정한다.
"한국 디자이너로는 처음 초대를 받은거죠. 파리 컬렉션 등을 통해 이영희의 작품을 세계에 알린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아카데미 의상 담당 코디네이터 프레드 헤이먼으로부터 "후보자나 시상자가 오스카의 밤을 위해 선택할 수 있도록 고급스러운 옷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은 건 지난 2월.
이영희는 고심 끝에 이브닝 드레스 세벌과 한복 한벌을 보냈다. 지난해 12월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작품 중 외국 바이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을 추린 것.
피나 실크로 만들어진 비대칭형의 살구색 드레스. 나염 프린트가 들어간 화려한 시폰 드레스, 한복을 응용해 만든 드레스 등이 한국의 미를 대표해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스타들의 축제 아카데미 시상식은 21일. 이날 눈을 시상식 중계에 단단히 고정시켜보자. 한복을 입은 기네스 팰트로를 발견할지도 모르니까.
[전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