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주] '힘있는 연기보다 혼있는 연기 할래요'
기사입력 1999년 03월 11일 16시 07분
신인배우 우현주(28)가 깔끔한 연기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극단 산울림의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드니즈 샬렘 작, 임영웅 연출)에서 딸 `그라시' 역으로 등장하는 그녀는 대선배 박정자와 호흡을 맞추며 멋진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다.
"진실한 감정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많이 성숙해진 느낌입니다."
극단 산울림이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명무대 시리즈 첫회로 올린 `엄마…'는 엄마의 주검앞에서 딸이 그리움과 회한에 괴로워하며 지난날을 회고하는 내용. 사랑하면서 왜 그렇게 투닥투닥 싸워야만 했을까,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왜 좀더 하지 않고 상처만 남겼을까.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과 사랑을 작은 일상속에서 잔잔히 그려낸 이 작품에서 우현주는 엄마에게 저항하고 대들면서도 사랑을 간직한, 복합적인 딸의 캐릭터를 자신의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다.
"호평도 받고 혹평도 받았어요. 안좋은 말을 들었을 때는 처음엔 화가 나 잠도 오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 평가건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 바로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이 작품을 소개한 우현주는 현재 작품 주인공처럼 어머니와 떨어져 혼자 살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를 바랐던 어머니의 희망을 저버리고(?) 연극배우를 택한 것도 마음에 걸린다는 그녀는 "어머니에게 잘하려고 노력하게 됐다"고 말한다.
지난 87년 도미해 뉴욕대 연극과를 졸업한 우현주는 95년 귀국해 그동안 `따라지의 향연', `택시 드리벌', `결혼전야', TV 드라마 `거짓말' 등에 출연했다.
"배우란 무대에서 인생의 단면을 관객들에게 되묻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우현주는 "힘있는 연기보다는 스폰지처럼 잔잔하게 스며드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28일까지. 서울 홍대앞 산울림 소극장. (02)3345915
[김형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