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PO탈락 나산- SK용병 '늦바람 불었나'
기사입력 1999년 03월 11일 14시 59분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나산과 SK가 맞붙은 10일 군산 월명체육관.
종착역을 코앞에 둔 정규리그 끄트머리에 펼쳐진 양팀의 대결에는 유난히 그런 `촛불'들이 많았다.
SK의 외국인 가드 러틀랜드는 센터 서장훈과 똑같은 1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토종 1호 리바운드왕을 노리는 서장훈에게는 눈엣 가시처럼 보였겠지만 골밑까지 점령하고 펄펄 날았다.
SK 재미슨 역시 마찬가지.
부상을 핑계로 몸을 사렸던 그가 내외곽을 넘나들며 팀내 최고인 25점을 올렸다.
터프한 외모의 나산 로즈그린은 경기 후 기록 통계석 요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예의를 갖췄다. 마치 자기를 잘 봐달라는 듯.
그의 동료 잭슨 또한 결승골과 결정적인 블록슛으로 2점차 역전승의 주인공이 되며 그간의 부진을 만회했다.
양팀 벤치에서는 `진작 좀 그럴 것이지'라는 생각과 함께 지나친 원맨쇼에 가까운 이들의 플레이에 감춰진 저의를 의심했다.
소속팀과의 재계약이 무산된 상황에서 다른 팀에라도 눈에 띄어 한국에 계속 남고 싶은 생각에 `늦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
이번 주말 각각 마지막 한게임씩을 남겨 놓고 있는 이들 용병이 또 어떤 모습으로 어필할 수 있을지 흥미롭다.
[김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