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희] 구겨진 옷 궁상맞은 머리 '화장하고 싶어요'
기사입력 1999년 03월 09일 15시 05분
"여자에게 화장을 못하게 막는 것은 육체학대 보다 더한 고문이에요."
탤런트 노현희가 울상을 짓고 있다. 다름아닌 장안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SBS TV 수목드라마 `청춘의 덫' 탓이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끌수록 더 속상해진다"는게 요즘 노현희가 털어놓는 솔직한 심정. 이유는 단 한가지다.
"최대한 꾸미지 말고 밉게 보이라"는 연출진의 `특명'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잠을 잘 때 트레이닝복을 입고 잔 뒤 그대로 입고 나오라'는 등 구체적인 지침까지 받았다. 무릎 부분이 튀어나온 구겨진 옷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눈썹을 그리거나 루즈를 칠할 수 없는 것은 물론 헤어스타일도 가능하면 궁상을 떠는 분위기를 내도록 요구받고 있다.
그녀가 맡고있는 `지숙'은 그야말로 볼품없는 여자의 전형이나 마찬가지. 그러니 언니 `윤희'(심은하)가 더욱 매력적인 여자로 돋보일 수 밖에 없다.
"여자로선 정말 속상한 일이지만 지금은 가난한 집 둘째딸의 모습을 다소 과장되게 보여주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노현희는 대신 극중에선 언니를 버린 `동우'(이종원)를 찾아가 뺨을 때리고 물컵을 던지는 와일드하고 당찬 연기로 분풀이를 한다.
외모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오로지 연기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욕심이다.
[강일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