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핸디캡] 송승헌 - '큐소리나면 쉬 마려워요'
기사입력 1999년 03월 08일 15시 33분
언제나 완벽한 남자 송승헌.
그러나 그에게도 아킬레스 건이 있었으니 바로 촬영만 시작되면 어김없이 소변 때문에 화장실이 그리워지는 것.
이 때문에 송승헌은 드라마 촬영때 슈트에 들어가면 "저∼ 감독님 잠깐만요"를 외치기 일쑤다. 그의 이러한 속성을 잘 아는 연출자들은 촬영에 앞서 송승헌에게 "미리 볼 일을 보고 오라"고 주문하는 것이 상례.
언젠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의 한 폐차장에서 SBS TV 드라마 스페셜 `승부사'의 야외 촬영이 있던 날이었다.
사기범 전담인 정민수 형사 역을 맡은 송승헌이 격투 끝에 범인을 붙잡는 신의 촬영이 막 시작됐을때 조금전까지 옆에 있던 송승헌이 갑자기 증발해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당황한 연출자 이강훈 PD의 불호령이 떨어진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야! 정민수 어디갔어, 지금 유치원에서 숨바꼭질 하니?"
주위에 있던 20여명의 스태프와 매니저는 폐차장 주위를 구석구석 뒤졌지만 송승헌은 온데간데 없었다.
"촬영하다 도망가버릴 사람은 절대 아닌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모두들 발을 동동 구르며 애를 태우고 있는데 한 30분쯤 지났을까. 폐차장 안으로 송승헌이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아무리 찾아도 주변에 화장실이 없잖아요. 차를 몰고 근처 상가에 다녀왔어요."
잔뜩 긴장하던 한 스태프는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승헌이 나올땐 소품으로 요강 하나 준비해 놓으랬지."
[황수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