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사랑] 관중 늘리기와 어린이팬 공짜입장
기사입력 1999년 03월 08일 14시 09분
올시즌 어린이 야구팬들은 짜장 신나게 됐다.
두산의 경우 단돈 1천원만 내면 정식회원이 돼 LG경기를 포함, 잠실 전게임을 공짜로 볼수 있다.
거기에다 선수 모자, 상품 할인쿠폰 등 푸짐한 선물이 주어지며 환담회, 어린이날 행사에도 참가할수 있다.
롯데의 경우엔 공동 마케팅회사인 프로스펙스 제품중 아무거나 하나 사면 어린이회원증을 발급받아 대부분 구장에 무료로 들어갈수 있다.
구단들이 올들어 어린이팬 유치에 총력을 쏟는 것은 텅텅 빌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서다.
아낌없는 투자를 하는 것은 야구장 나들이때 부모 동행을 노리는데다 앞으로 수십년간 고정 고객으로 붙잡아 두기 위한 장기전략이다.
하지만 `공짜 공세'엔 문제가 없지 않다.
무엇보다 82년 프로야구출범 이후 프로야구장엔 무료관람이 없다는 성역이 깨진 것.
82년 3월 27일 역사적인 개막전을 앞두고 청와대 경호실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관람권 50장을 요구한 적이 있다.
개막전 시구를 맡은 전두환대통령은 이 사실을 전해듣고 "공짜로 야구장엘 들어가면 프로야구는 뭐 먹고 사느냐. 당장 표를 구입하라"고 호통친 적이 있다.
서종철（1∼2대） 이웅희（3∼4대） 정대철 전 KBO총재（11대）는 초청 인사들에게 반드시 입장권을 사도록 요청했었다.
지난해 어린이, 여성 등에게 요일별 무료관람제를 실시하기 전까지는 이처럼 `정가 정책'을 지키려는 KBO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어린이들을 마구 구장으로 불러들이면 관중석은 다소 채워지겠지만 이들의 머리에 `프로야구는 공짜판'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상거래에 있어 가장 금기시하는 것이 끼워팔기.
10개 사면 1개를 덤으로 줄때는 잘 팔리나 행사기간이 지나면 구매력이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왜 어린이에게도 좌석권을 판매하는 등 정식손님 대접을 하는지 잘 생각해 볼때다.
[김수인 야구부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