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격호회장부친 유골도둑 용의자 1명 검거
기사입력 1999년 03월 08일 02시 29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부친의 시신 일부를 도굴한 뒤 거액의 금품을 요구한 용의자 중 1명이 7일 오전 대전에서 붙잡혔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임종순씨(34.다방업.대전시 대덕구 오정동)를 체포했으며, 달아난 주범격인 정금용씨(39.대전시 대덕구 오정동.특수강도 등 전과 9범)를 전국에 수배했다.
검거 및 도굴 시신 회수
경찰은 지난 5일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일대에서 잇따라 범인의 협박전화가 걸려온 사실을 중시, 부근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이던 중 7일 오전 4시쯤 범행에 사용된 대전 1호 20XX호 프린스승용차를 이들에게 빌려준 김모씨의 제보를 받고 오전 8시쯤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김씨 집 앞에서 임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지난 5일 자신의 차를 빌려간 범인 임씨가 찾아와 범행 사실을 털어놓자 자수를 권유했고, 다음날인 6일 밤 임씨와 달아난 정금용씨를 다시 만나 대전시 동구 판암동 등지의 포장마차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자수를 권유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임씨를 추궁,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에 있는 임씨가 운영하는 흙다방 3층 옥상 폐 오락기 안에서 도난당한 신회장 부친 신진수씨(73년 작고)의 시신 일부도 발견, 대전중앙병원 영안실에 안치했다.
범행과정 경찰조사
임씨 등은 지난 1일 김씨에게서 빌린 흰색 프린스 승용차를 타고 신회장 부친의 묘가 있는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충골산을 사전 답사한 뒤, 3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모 공구상에서 묘지 도굴에 사용할 곡괭이 등을 구입했다.
이들은 이어 같은날 오후 2시께 대전을 출발,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오후 5시께언양 톨게이트에 도착해 부근 아파트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저녁식사를 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8시쯤 신회장 부친의 묘가 있는 충골산에 올라가 5시간여 동안의 도굴작업 끝에 4일 오전 1시쯤 시신의 일부를 수습, 대전으로 돌아와 임씨가 운영하는 다방 옥상에 감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범행 동기
임씨는 경찰에서 "전에 수건공장에서 함께 일하며 알게 돼 의형제처럼 지내던 정씨가 이 사건의 모든 범행을 계획했고 정씨가 돈이 필요한 것 같았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한 진술을 회피했다.
임씨는 경찰에서 "시중 서점에 나와 있는 '신격호의 비밀'이라는 책을 보고 신회장 부친의 묘소 위치 등을 확인,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정씨와 함께 묘지를 파헤쳤을 뿐 더이상의 공범은 없으며 협박전화를 건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