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명브랜드 무차별 수입하는 백화점
기사입력 1999년 03월 07일 15시 22분
`미리 샴페인을 터뜨리는 백화점들?'
IMF 불황으로 지난해 매출 부진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백화점 업계가 대형 백화점을 중심으로 지난달부터 조르지오 아르마니, 마니, 샤넬, 랄프로렌, 루이뷔통 등 해외 유명브랜드를 속속 입점, 판촉에 나섰다.
특히 모백화점이 지난달 선보인 400만원짜리 이탈리아제 구두를 매입하는 등 불황에도 구매력이 왕성한 부유층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롯데, 신세계, 갤러리아 등 대형 백화점들이 백화점의 고급화@차별화를 외치며 고가의 해외 유명브랜드를 앞다퉈 유치하고 있는 것.
롯데는 올 상반기까지 소공동 본점 1층에 샤넬, 루이뷔통, 프라다, 까르띠에 등 1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켜 토털패션 명품관으로 꾸미기로 하고 이달 새단장에 들어갔다.
이로인해 9층 아울렛 매장은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
지난달 말에는 경쟁사인 신세계의 자회사 신세계 인터내셔널이 수입하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마니 매장을 오픈, 서로의 이익을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 실정.
신세계도 랄프로렌, 지방시, 아이잣바바 등을 입점하고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라다, 구찌, 보스, 돌체앤가바나 등 해외 유명브랜드의 판촉을 위해 일간지에 전면광고까지 내는 등 `공개적인' 판촉에 들어갔다.
갤러리아는 압구정점 명품관에 지난달 67만원을 호가하는 루이뷔통 구두와 미국에서 수입한 20만원대 구두브랜드 `뉴락'을 입점했다.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노모 대리(33．경기 광명시)는 "아직도 실업문제가 심각하고 경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백화점들이 값비싼 수입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백화점들이 해외 유명브랜드를 속속 유치하는 이유는 노세일 브랜드가 많아 매출 이익이 국내브랜드 3∼4개를 합친 것보다 많고 불황으로 신규입점할 국내 브랜드도 마땅한 게 없기 때문.
백화점 한 관계자는 "IMF로 주고객이던 중산층의 구매력이 떨어져 백화점으로선 부유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짤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