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현욱 3단 ●유창혁 9단
기사입력 1999년 03월 04일 14시 55분
총보(1∼197)＝유 9단의 관록이 이 3단의 패기를 잠재운 한판이었다. 유 9단하면 `공격'의 이미지를 연상하지만 이 판은 `타개' 또한 일류임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만 세계최고가 아니라 상대의 공격을 역이용하는 기술도 일류임을 유 9단은 보여준다.
초반 백 34가 보이지 않는 방향착오. 128의 곳이 대세상 급소였다. 또한 문제가 없어보이는 백 50의 공격수가 문제의 한수가 되었다. 116의 쪽으로 중앙에 역점을 두었어야 했다는 유 9단의 소감이다.
우변에서 백은 57까지 패를 유도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흑 69의 팻감에 불응한 것이 나약한 대응이었다. 71로 뚫려서는 우변에서 패를 이긴 의미가 없는 셈이다. 무조건 71로 백은 받아줄 자리. 그랬으면 흑도 팻감이 만만치 않아 어려웠다고 유 9단도 술회했다.
이후 백은 실리부족증에 허덕이게 되는데 흑 109가 유 9단으로선 옥의 티. 143의 곳에 지켜 유리한 국면을 냉정하게 문단속하는 형세판단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백 118 이하 잠시 국면은 시끄러워졌지만 흑 163과 같은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유 9단은 역시 정상급의 기사임을 입증하는 대목이라 하겠다.
이로써 3년만에 본선에 합류한 유 9단이다. 60．68＝52, 65＝75, 136．142＝2, 139＝131, 184．190．196＝42, 187．193＝125의 자리 197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