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최향남 허리이어 손가락 부상까지…
기사입력 1999년 03월 04일 13시 54분
해태에 있을때부터 그랬다. LG 최향남（28）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으면 팀타선이 꿀먹은 벙어리, 승리투수 조건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기고 교체되는 일도 빈번했다.
97년 LG로 옮긴 뒤에도 불운은 계속 됐다.
난생 처음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밟는가 싶었더니 난데없는 맹장염.
병원 침대에 누워 TV로 한국시리즈를 지켜봤다.
작년 7월에는 머리 염색 소동으로 다승왕 경쟁에 뛰어들 기회를 놓쳤다.
올겨울에는 남들이 10년 동안 한번 겪을까 말까한 일들이 이어졌다.
연봉협상 결렬로 괌 전지훈련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
훈련 기간은 고작 1주일.
지난달 20일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하루 앞두고는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허리를 다쳐 또다시 한국에 남게됐다.
뒤늦게라도 전지훈련 캠프에 참가시켜 몸을 만들자고 결정한 지난 3일.
역시 캠프 출발 하루전 숙소 계단에서 미끄러져 오른쪽 손가락을 다쳤다.
2군까지 경남 진주의 캠프로 떠나는 바람에 경기도 구리 챔피언스클럽에 홀로 남은 최향남.
"운명의 여신은 내 편이 아닌가 보다. 해도 너무 한다."
오키나와의 코칭스태프도 시즌초 투수진 운용에 차질이 생겨 울상이다.
"뾰족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향기나는（香） 남자（男）.
`불운과 부상의 기운' 대신 `승리의 향기'를 뿜을 날은 언제일까.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