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톱타자 할래' 오기발동
기사입력 1999년 03월 04일 13시 54분
두산 정수근（22）은 바짝 오기가 난다.
그는 작년의 도루왕（44개）이다.
시즌중 오른쪽 손가락 인대를 다치는 부상속에서도 125경기를 뛰었고 타율 2할8푼8리를 기록했다.
연봉 역시 5천600만원에서 7천600만원으로 껑충 뛰어 높은 고과를 두둑히 인정받았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서 정수근은 벌써 한차례 패배를 안았다.
치열했던 톱타자 경쟁.
김인식감독은 그 대신 95우승의 주역 김민호（30）를 믿기로 했다.
뛰려는 욕심이 앞서 황망히 객사하곤 하는 베이스러닝이 문제.
모처럼 공격의 물꼬를 트고 나간 톱타자가 누상에서 죽어버리면 팀의 사기에 치명적인 해라는 김감독의 판단이다.
김민호는 많이 뛰지 않고도 끈질기게 투수를 괴롭히는 한수 위의 베이스러닝을 인정받았다.
정수근은 화가 난다. 어느 자리든 팀이 원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야하는 프로 5년생이지만 "톱타자로 뛰고 싶다"는 바람은 숨기지 않는다.
선배 김민호 보다 타격에 자신있고 스피드도 앞선다는 자부.
왼손타자의 잇점까지 보탰는데 경쟁에 처진 것은 자존심을 긁는다. 정수근은 올 겨울 6㎏을 불렸다.
풀풀 날리던 체구에 조금은 듬직하게 무게를 잡고 싹 다른 모습으로 벤치의 신임을 회복할 준비를 마쳤다.
훈련욕심이 지나쳐 지난주말 발목을 삐끗했던 정수근은 지난 3일 다시 정상 훈련에 복귀했다.
[쓰쿠미＝이승민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