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알아서 처신해라' 감독 불호령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22분
"팀컬러를 못 맞추는 에이스는 필요없다."
삼성 김동광 감독이 `문경은 길들이기'를 시작했다.
김감독은 지난 27,28일 현대와 대우전 스타팅멤버에서 문경은을 잇따라 제외시켰다.
6강 수성을 위해 한게임이 아쉬운 판에 명색이 팀간판 선수가 트레이닝복 지퍼를 목까지 끌어올리고 앉아 박수만 쳐댔다.
부상중일때를 빼고 2게임 연속 스타팅멤버에서 빠진 것은 농구를 시작하고 처음.
김감독은 "수비가 잘 돼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언제 어느 각도에서든 그물을 출렁이게 하는 최고의 슛쟁이를 결정적인 순간에 못본척 하기 힘들었지만 장기포석으로 힘들게 내린 결정.
화려한 공격에 비해 수비가 소홀한 문경은은 언제나 삼성의 딜레마였다.
"백마디 말이 필요 없고 스스로 문제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김감독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이런 작전이 효과가 있었는지 28일 대우전에서 문경은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쿼터부터 출전해 부지런히 마크맨을 쫓아다닌 문경은은 연장전서 자신보다 3㎝ 큰 윌리엄스의 슛을 블록했고 조성훈의 아웃오브바운드를 가로채기해 결정적인 승기를 잡아오기도 했다.
"다가올 플레이오프에서 제몫을 다 하려면 지금 고생을 해야 한다"는 벤치의 의도를 문경은이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삼성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