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국산품 써야 하나…' 글러브 고민
기사입력 1999년 02월 25일 13시 41분
요미우리 조성민（26）이 예쁜 고민에 빠졌다. 글러브 때문이다.
조성민이 작년 한해 사용한 글러브는 국산 티라노（TRN）.
일본진출 첫해인 지난 96년 국산 BMC를 썼다가 이듬해 일제 미즈노로 바꿨지만 IMF파동이 `국산 애용'쪽으로 마음을 돌려놓았다.
올해는 일제 나이키가 조성민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그동안 신발 의류 등에 치중하다 올해 처음으로 야구 글러브를 생산한 나이키로선 `요미우리 스타'로 급부상한 조성민을 그냥 놔둘리가 없다.
명분도 뚜렷하다. 나이키는 지난 3년간 조성민에게 글러브를 제외한 스포츠 용품을 제공해 왔다.
매년 계약조건을 바꿔 작년에는 조성민에게 300만엔（약 3천만원）을 지불했다.
그동안은 어쩔수 없이 글러브가 제외됐지만 이젠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는 얘기다.
나이키는 이미 조성민의 손에 맞는 글러브 샘플 제작에 들어갔다.
일단 써보고 결정을 하라는 얘기다.
조성민은 아직 나이키와 올시즌 계약을 하지 않았다.
조성민은 스포츠 용품 계약에 글러브가 포함될 경우 최고 400만엔까지 받을 수 있다.
돈과 품질을 앞세운 적극 공세다.
여기에 나이키측은 언제든지 구미에 맞는 글러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실용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대해 조성민의 생각은 두갈래. 돈과 품질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마음에 드는 글러브를 현지에서 즉시 구할 수 있다는 `편리성'을 생각하면 당연히 나이키를 써야한다.
하지만 조성민은 "어려운 국내사정 때문에 작은 보탬이 되겠다는 뜻에서 국산으로 바꿨다가 1년만에 다시 일제를 사용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고 말한다.
작년 50만엔의 수재 의연금을 아무도 모르게 냈던 조성민으로선 있을 법한 고민이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