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전설의 투수' 쿠팩스'찬호 20승 보장'
기사입력 1999년 02월 23일 14시 46분
사상 최고의 '황금 왼팔'로 불렸던 쿠팩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박찬호와 만난 자리에서 98방콕아시안게임의 기념 주화를 건네주며 "금메달을 축하한다. 이 주화가 남은 메이저리그 생활에 행운의 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방콕을 방문했다가 박찬호의 활약을 전해듣고 기념 주화를 사 박찬호에게 선물한 쿠팩스는 박찬호가 케빈 브라운（34）에 근접할 정도로 뛰어난 성장을 보였다며 극찬했다.
23일 다저타운에서 만난 쿠팩스는 "케빈 브라운과 박찬호는 이미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찬호는 앞으로 얼마나 위대한 투수가 될지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쿠팩스는 지난 시즌 박찬호（15승）와 브라운（18승）의 승수 차이가 3승뿐임을 상기시키며 "찬호와 브라운은 신체적으로 타고난 명투수이며 차이라면 야구에 대한 성숙도（matuarity）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찬호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단지 빠른 공을 던지는 신인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메이저리그를 이해하고 상황에 따른 변화를 스스로 찾는 1급 투수가 됐다"고 평했다.
끊임없이 강해지려는 박찬호의 의지와 노력을 가장 높게 평가한다는 쿠팩스는 부상만 없다면 박찬호가 반드시 메이저리그 정상의 투수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
쿠팩스는 박찬호의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박찬호는 3년전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하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법에 대해 쿠팩스의 조언을 듣고부터 제구력이 한층 좋아졌으며, 정신적으로도 안정을 얻었다고 여러번 밝혔다.
박찬호는 "쿠팩스씨는 항상 끝없는 애정을 보내줘 감동적"이라며 "그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욱 훌륭한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쿠팩스는 지난 1955년부터 11년간 다저스 투수로 활약하며 63년 MVP와 세차례의 사이영상 수상 등 통산 165승을 올리며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강속구의 좌완투수 대명사로 불렸었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