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자체들,밀레니엄 일출 유치경쟁 치열
기사입력 1999년 02월 23일 14시 46분
1천년이 바뀌는 2000년 1월1일 신새벽에 장엄하게 펼쳐질 `천년 해맞이'를 놓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일찌감치 `밀레니엄 해맞이' 관광객 유치작전에 돌입했다.
올해 벽두, 정동진이 있는 강릉시에만 무려 20만명의 해맞이 인파가 다녀갔다는 소식을 들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맞불작전을 개시한 것.
한때 전국 최고의 명소로 군림했던 제주도 성산일출봉은 제8회 성산일출제가 펼쳐지는 2000년 1월 1일 일본인 관광객까지 대거 유치할 국제 해맞이 행사를 꾸미고 있다.
남도 최고를 자부해온 전남 여수시는 향일암과 한려수도 자산공원 등 해맞이 전통 명소를 중심으로 개보수 작업에 한창이다.
신라 문무왕 수중왕릉이 있는 경북 경주시의 감포 앞바다와 불국사의 토함산 역시 자존심 경쟁에 나섰다.
해돋이 불모지였던 서해바다의 `뒷북'도 심상찮다.
충남 서천군은 서면 마량리 마량포구 일대에 2억여원을 투자하여 `밀레니엄 해맞이 전국 행사'를 개최키로 확정했다.
특히 당진군은 석문면 교로리 왜목마을을 강릉시의 정동진에 버금가는 해돋이 관광지로 지정, 2000년 새해 아침에 전국 유명 인사 2천명을 초청키로 하는 등 올해말까지 4억여원의 군비를 아낌없이 투자키로 했다.
"1999년 지는 해와 2000년 뜨는 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서해 바다뿐이다"라는 게 이곳 관계자의 자부심이다.
특히 서천군은 올 12월 31일부터 1박2일간 1천999개의 달집을 태우면서 해상 불꽃놀이, 소망의 풍선 2000개 띄우기, 해돋이 사진촬영 등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는 `밤샘 작전'까지 세워놓고 있다.
`전국 해돋이 1번지'를 자랑해 온 강릉시도 몸이 달았다.
강릉시는 다음달 1일 밀레니엄 해돋이 축전행사의 하나로 오전 7시 경포해수욕장에서 해맞이 수영대회를 개최한다.
강릉시는 또 오는 12월 31일 밤에 `민박운동본부'를 설치, 공짜로 잠을 재워주는 특단의 서비스까지 도입키로 했다.
한편 밀레니엄 전쟁 앞에 일선 여행업계에선 즐거운 비명이다.
올초 정동진에 해돋이 여행을 다녀온 동성여행항공의 박연수 부장은 "전국 지자체마다 앞을 다퉈 2000년엔 국민 대다수가 집밖에서 새 천년을 맞는게 아닌가 하는 농담이 오갈 정도"라며, "그러나 밀레니엄을 계기로 해맞이 명소가 다채로워진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