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군복착용 금지령 '서바이벌 게임 어떻게'
기사입력 1999년 02월 22일 14시 35분
`이제부터 서바이벌게임할 땐 뭘 입고 하나요?'
`밀리터리 룩(military look)이 왜 불법인가요'
국방부가 다음달부터 민간인의 군복-군화 착용에 대해 단속을 벌이겠다고 지난 20일 예고하자 모의 전투 서바이벌게임 마니아들과 밀리터리 룩을 즐겨입는 젊은이들이 PC통신 등을 통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일부 민간인들이 군복차림으로 밀렵을 하는 등 군용물 불법사용 행위가 성행하고 있어 이달말까지 전단 배포 등 홍보활동을 벌인뒤 3월부터 집중단속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경 합동단속반을 가동, 민간인이 야전 상의나 위장복 등의 군복을 착용한 경우에 대해 압수하거나 벌금 등을 물리겠다는 것.
국방부가 밝힌 단속대상은 공사장에서 군복을 작업복으로 입는 경우부터 해병전우회원들의 군복차림 교통정리는 물론 `군사 패션'인 밀리터리 룩까지 광범위하다.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밀리터리 룩 애호가들.
유호근씨(25·대학생)는 "밀리터리 룩은 이미 패션의 차원을 넘어 문화의 일부분"이라며 "밀리터리 룩 규제는 장발이나 미니스커트를 단속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밀리터리풍 옷을 즐겨입는다는 조은미씨(28·여·은행원)는 " 밀리터리 룩이 북한의 대남공작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무늬나 컨셉만 군복에서 따온 얼룩무늬 배꼽티 등이 간첩의 복장과 혼동될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세계 각국의 군복이 유니폼인 서바이벌 게이머들은 "다음달부터 시즌이 시작되는데 뭘 입고 싸우란 말이냐"며 울상.
군복수집이 취미라는 신장섭씨(34·대학원생)는 "오랫동안 연구와 고증을 거친 군복을 입고 게임하는 것이 큰 낙이었다"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