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역대 신인 8위 깜짝 계약 배경
기사입력 1999년 02월 19일 14시 38분
파격적이다.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낯선 한국인 투수에게 메이저리그 역대 8위에 해당하는 225만달러의 계약금.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120만달러, 지난달 대만 외야수 첸진펑이 60만달러에 각각 LA다저스와 사인한 것과 비교해보면 이번 계약이 얼마나 충격적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연고지 피닉스시가 LA나 뉴욕처럼 교포들이 많은 편도 아닌 애리조나가 어떻게 그런 투기에 가까운 계약을 하게 됐을까.
파격계약의 배경으로는 투수력 보강이 급한 애리조나의 팀사정, 메이저리그에서 자취를 감춘 언더핸드스로 투수라는 희소성, 오는 4월 시즌개막부터 곧바로 경기에 투입할 수 있는 즉시전력감이라는 사실 등을 꼽을 수 있다.
창단 첫해인 작년 내셔널리그 서부조 꼴찌（65승97패）로 시즌을 끝낸 애리조나는 마운드 보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무차별적인 `투수 수집'에 나섰다.
`공포의 좌완' 랜디 존슨을 휴스턴에서 영입한 것을 비롯, 토드 스토틀마이어, 아만도 레이노소 등을 트레이드해왔다.
작년 7월 스카우트들을 한국에 파견하고 이탈리아세계선수권대회를 탐색하는 등 일찌감치 한국인 투수들에게도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애리조나는 언더핸드스로 김병현에게 `노모의 포크볼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노모가 생소한 `포크볼'을 앞세워 95년 13승, 96년 16승, 97년 12승을 올리며 메이저리그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구질이 간파된 작년에는 단 6승.
하지만 김병현이 스무살의 어린 나이에도 최고시속이 153㎞에 이를 정도로 뛰어난 자질을 보이고 있어 성장 가능성에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또 국제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스타일팀인 호주, 캐나다 등에 유독강한 면을 보여 곧바로 경기에 투입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허구연 본지해설위원은 "당장은 선발보다는 중간계투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왼손타자에 약한 점을 극복하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김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