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목요 레이스'를 아시나요
기사입력 1999년 02월 19일 14시 38분
`출전신청도 눈치작전.'
매주 목요일마다 마사회의 출전마 접수창구 앞에선 조교사들간에 대학입시 원서 접수창구 못지 않은 눈치작전이 벌어진다.
자신이 관리하는 경주마를 만만한 상대들이 많은 레이스에 출전시켜야 상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조교사들의 출전신청 유형은 최후의 순간까지 다른 조교사들의 거동을 살피다 마감직전에 접수하는 `눈치파'와 어떤 말과 겨루든 자신있다며 가장 먼저 접수하는 `배짱파', 출전 레이스를 미리 정해 한산한 시간에 접수하는 `소신파' 등 세가지.
대표적인 `눈치파'는 김명국, 신우철, 강석철 조교사.
이들은 주로 부진한 말들을 출전시킬 경우 마감시간 직전까지 레이스별 신청 상황을 살핀다.
김명국 조교사는 18일 오전 11시까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물찬제비'와 `일산' 두마리를 마지막으로 접수하고 돌아갔다.
이에 앞서 신우철 조교사는 `비책'을 접수했다.
`배짱파'로는 고옥봉, 강윤식, 한일영 조교사.
이들은 휴장기간에 전력을 재정비한 말들을 출전시키기 위해 미리 나와 대기하다 오전 10시 접수창구 문이 열리기 무섭게 신청서를 제출했다.
고옥봉 조교사의 경우 국내 최강인 `신세대'와 강훈련을 시킨 `추풍령' `부국강병' `빠른세대' 등 네마리를 신청했고 뒤이어 강윤식 조교사가 열한마리, 한일영 조교사가 여섯마리를 접수했다.
곽영효 조교사는 접수창구가 가장 한가한 오전 10시30분쯤 나와 복승률 100％를 기록한 `백미'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기량이 너무 출중한 말은 막판까지 기다렸다 신청한다.
미리 접수해놓으면 다른 말들이 신청을 기피, 하한선인 7마리에 미달돼 레이스가 취소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충근, 이희영 조교사는 요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슬레잇런드레이크'와 `쿵가메나'를 마감 10분전에 접수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어떤 말과 겨루느냐에 따라 마주,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들의 수입이 좌우되기 때문에 출전신청은 `목요레이스'로 불릴 정도"라며 "`마감 3분전' 등 안내방송을 계속해도 아랑곳하지 않은채 눈치를 살피는 모습은 거의 필사적"이라고 말했다.
[이규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