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공포의 실험실 : 교환 (5)
기사입력 1999년 02월 13일 13시 57분
벌써 몇 달 전부터 병원 뒤에 있는 내 개인 실험실에서 쥐의 머리를 바꾸는 실험에 성공해 있었다.
그러나 한 번의 실험만으로는 미덥지 않았기 때문에 몇 번 더 실험을 했고, 실패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서로 다른 체질을 가진 개체간의 거부 반응을 생각해서 세포친화제를 사용해서 성공했다.
실험용 흰 쥐와 집쥐를 구해 서로 머리를 바꾸는 데도 성공했다.
몇 주 전에는 흰 쥐 암수의 머리를 바꾸기까지 했다.
사전에 철저한 실험을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내 아내가 될 사람, 그녀에게 행할 수술이기 때문에….
물론 그것도 성공이었다.
그 실험이 끝난 뒤에는 마지막 실험으로 흰 쥐의 어미와 새끼를 대상으로 수술을 행한 것이다.
완전한 성체와 유아,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 그 실험도 결국은 성공적으로 끝마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실험 아닌 실제 수술을 시도했다.
일단 두 사람의 머리를 떼어 상대방의 몸에 임시로 연결해 본 뒤에, 만약 부작용의 기미가 보일 경우에는 다시 원래의 몸에 갖다 붙이기로 했지만 전혀 그런 일은 없었다.
나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몸과 머리를 맞바꾸는 데 성공한 것이다. 세계 최초로 말이다.
이제 나는 모든 일을 마치고 소파에 앉아 있다. 너무 지친 나머지 더 이상 움직일 기력이 없다.
직원들 휴가가 시작되기 무섭게 나는 일을 시작했고, 휴가가 끝나기 전에 무사히 끝을 마친 것이다.
이제 날이 밝으면 직원들은 출근하겠지. 그리고 휴가 기간 동안 지칠 대로 지쳐 있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겠지.
하지만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남들 몰래 해 온 이 실험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이제 나는 완벽한 여자를 애인으로 두게 되는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얼굴에 가장 매력적인 몸매.
그 두 가지를 완벽하게 갖춘 여자가 내 애인이 된 것이다.
그렇다. 신은 실패했다. 그리고 나는 성공한 것이다.
지금도 나는 그러한 상상을 하고 있다.
그 매력 덩어리 여자. 그 예쁜 얼굴에 쭉 빠진 몸을 가진 여자.
그리고 지적이고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행동으로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을 가진 여자.
그 여자가 내 애인이 되고, 그 여자와 함께 데이트를 하고, 그 여자와 함께 남들 앞에 나타나고, 그 여자와… 그 여자와… 상상만 해도 몸이 근지러워지는 섹스를 하게 될 것이다.
가장 완벽한 그 여자와 말이다. 섹스를….
그와는 정반대가 되는 또 한 여자.
끔찍할 정도로 못 생긴 얼굴에 부실한 몸을 가진 여자에게는 좀 미안하….
아, 그리고 사실 그 여자도 그저 `재료'로 쓰고 처분해 버리지는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그 못생긴 여자의 몸은 없애 버리고 싶었다.
어차피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그 여자는 말이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 아니 내 양심에 걸리는 점이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그 추녀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나는 한 여자를 완벽하게 만들어 냈기 때문에 그러한 죄책감은 없다.
원래 세상에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것 아닌가.
내가 지은 죄는 완벽한 미인을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모두 사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내가 이루었기 때문에….
다만, 그 추녀를 살려낸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사실 그 보기도 싫은 얼굴은 분쇄기에 넣어 없애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한다 해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만한 얼굴이었다. 너무나도 끔찍했으니까.
단지 그녀, 내 사랑하는 그녀의 몸, 원래 그녀가 가지고 있던 몸에 대해서는 미안한 감이 들었다.[계속]
글·박무정(아이디:MirSin)
/하이텔 악몽따라&무진교(go sg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