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수경과 배지 김밥에 얽힌 사연
기사입력 1999년 02월 12일 15시 40분
야구팬이 들려주는 `배지와 김밥'에 얽힌 스토리 하나.
인천에 사는 결혼 2년째인 미시 윤미애씨（27）는 현대 김수경（20）의 열렬한 팬.
야구장엘 가면 삼성팬인 남편은 3루로, 자신은 1루 스탠드로 갈라서는 꿋꿋한 소신파다.
`닥터 K'라는 팬클럽에까지 가입한 윤미애씨는 지난달 28일 발족식때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수줍음을 몹시 타는 김수경이 우물쭈물 유행가 한자락을 부르더니 엉거주춤 춤동작까지 곁들였기 때문이다.
윤씨를 비롯한 팬들은 그날의 감동을 담아 `김수경 배지'를 만들어 선물했다.
이젠 김수경이 감격할 차례, 김수경은 자신의 `애마' 까만색 티뷰론 내부 한가운데에 그 배지를 예쁘게 걸어놓았다.
지난 1일 김수경이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날, 윤씨는 밤을 새워 김밥을 말았다.
행여 비행기에서 출출하지나 않을까, 남편의 시샘어린 눈총은 뒤로하고 `꿋꿋이' 말다보니 밤을 꼬박 새웠단다.
김포공항, 김수경의 놀라는 표정에 피로가 싹 가시는 흐뭇한 상상을 하고 살포시 3개의 김밥도시락을 내밀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질듯한 대답 한마디.
"어, 엄마가 5개나 싸 줬는데…."
졸지에 김밥 도시락을 8개나 받아들고 비행기에 오른 김수경은 `태어나서 가장 김밥을 많이 먹은 날'로 기억한다.
정명원, 정민태 등 선배들로부터 "팬의 정성을 느낄줄 아는 스타가 오래도록 사랑을 받고, 야구도 잘한다"는 근엄한 충고를 들으며.
[김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