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덕씨] 10년간 찍은 풍견 시리즈 금호미술관서
기사입력 1999년 02월 11일 15시 22분
중견사진작가 주명덕씨(59). 그는 `이 땅에서의 사진행위란 무엇인가'를 고민한 이론무장 첫세대작가로 꼽힌다. 66년 6．25가 남긴 상처인 혼혈아문제를 카메라로 제기한 `홀트씨 고아원전'으로 출발, 60년대 리얼리즘 다큐멘터리 사진을 개척했다. 그런가하면 70년대엔 한국적 소재의 사진을 찍었으며, 80년대부터는 풍경시리즈를 해오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10년간의 풍경시리즈를 정리하는 초대개인전 `사진에'를 3월 4일까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펼치고 있다.
100여장의 풍경사진은 81년 설악산에서 우연히 찍은 사진에서부터 최근작까지 망라돼있다.
경주, 오대산, 설악산, 일산 등의 제목이 붙은 작품들은 어디서나 흔히 보는 나무, 나뭇잎, 수풀, 꽃들이다. 온통 짙고 어두운 검정, 회색톤 일색이어서 화려한 칼라에 길들여진 눈이 질식할 듯하다. 그러나 마음의 눈으로 다시 작품을 음미해보면 그곳엔 때묻지 않은 태고적 자연의 아름다움이 깃들여있음을 느끼게 된다.
"예전엔 사회성 짙은 사진만이 의미가 있어 보였는데 이젠 스쳐 지나가는 것에 내 마음을 전하고 있어요. 비록 제가 찍었지만, 감상과 평가는 관객의 몫이에요."
주씨는 세상이 변하니 사진도 변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라고 덧붙인다. 그리곤 옛날엔 사진에 대해 2시간도 떠들었는데, 이젠 5분도 말할 게 없다고 한다. (02)720－5114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