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IMF형 공황장애 마음으로 풀어라'
기사입력 1999년 02월 09일 14시 40분
직장인 권모씨(37)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다가 갑자기 심장이 터질듯한 괴로움과 함께 가슴이 답답하며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은 증상을 겪었다.
권씨는 일단 중간에 내려 숨을 돌린 뒤 다음 열차를 탔으나 또다시 같은 증상이 나타나 결국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주부 최모씨(34)는 빨래와 청소 등 집안일을 한 뒤 낮잠을 자다가 권씨와 같은 증상을 느꼈다.
최씨는 이같은 증상을 얼마전 백화점에 쇼핑 갔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느낀 적이 있었다.
권씨와 최씨의 증상을 `공황장애'(恐慌障碍)라고 한다.
공황장애는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상상조차 못할 만큼 무섭고 끔찍한 고통을 느끼게 하는 증상이다.
그러나 병원에 가서 각종 검사를 받아도 `정상'으로 나오기 일쑤다.
공황장애 환자의 특징은 `이렇다가 죽을 지 모른다'는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고, 의사나 주위 사람의 "괜찮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또 자기가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고 자가진단한 뒤 아무도 이해하지 않는 고통 속에서 점점 우울해지고 때로는 술과 신경안정제를 남용하거나 극단적으로 자살을 떠올리기도 한다.
이같은 공황장애는 의외로 많은 사람에게 나타나지만 개인차에 따라 환자가 되기도 하고 정상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공황장애에서 벗어나는 가장 큰 방법은 `불안은 나쁜 게 아니라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이다.
불안장애-공포증 클리닉을 운영하는 이범용 박사(서울 반포동 이범용 신경정신과 원장)는 "IMF이후 공황장애 환자가 늘었다"며 "미국 뉴욕 주립대 스트레스 불안장애센터에서 개발한 공황장애 프로그램을 기초로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행하는 치료법이 현재로서는 가장 성공률이 높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공황장애 발작 증상
호흡이 가빠지고 숨쉬기가 힘들다
맥박이 빨라지거나 심장이 마구 뛴다
어지럽거나 휘청거리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진땀, 식은땀이 난다
가슴 부위의 통증이나 불쾌감이 든다.
토할 것 같거나 속이 울렁거린다
딴 세상에 온 듯하거나 자기가 달라진 듯한 비현실감이 든다
손발 또는 몸이 떨린다
손발이 저릿하거나 마비되는 느낌이 든다
목을 조이는 것 같거나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화근거리는 느낌 또는 오한(惡寒)을 느낀다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 생긴다
미칠 것 같거나 자제력을 잃게 될 것 같은 공포감이 든다
※위의 13가지 항목 가운데 4개 이상이 동시에 일어나면 공황장애의 위험이 있으며 월 2회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이에 대한 공포감이 1개월 이상 지속되면 공황장애 환자로 분류된다.
[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