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모] 포수 불문율깨고 톱타자 후보로
기사입력 1999년 02월 09일 14시 12분
포수는 대체적으로 발이 느리고 수비에 대한 부담때문에 톱타자로 쓰지 않는게 야구계의 불문률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도 포수에게 공격선봉을 맡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올해는 과연 이 금기사항이 깨질수 있을까.
9일 제주훈련을 끝낸 쌍방울 김성근감독이 포수 양용모의 톱타자 기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화제다.
김감독은 "현재 전력으로 볼 때 양용모가 선두타자를 맡고 작년까지 그 역할을 했던 최태원이 6∼7번으로 가는게 최상"이라고 말했다.
김감독이 양용모에게 마음을 두는 것은 빠른 발때문이다.
100m를 12초에 뛰는데다 베이스러닝에 재주가 있어 톱타자로 적격이라고 보는 것.
계획대로 된다면 올해 힘있는 타자가 없어 기동력에 승부를 걸수밖에 없다는 김감독의 구상과 딱 맞아 떨어진다.
문제는 출루율.
작년 삼성에서 뛰면서 올린 타율 2할2푼4리에 3할2리의 출루율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양용모가 92,93년 빙그레(현 한화)에 있을 때 가끔 1번타자로 나갔지만 그때도 출루율이 낮아 별재미를 보지 못했었다.
체력도 부담이다.
포수에다 많이 뛰어야 하는 선두타자 몫까지 한다는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김감독이 "내가 아니면 누가 이런 일을 계획하겠어?"라는 농담을 하는 것도 이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양용모는 "예전에 톱타자로 뛰었을 때 무척 힘들었었다. 하지만 팀이 원하면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다.
김감독의 상식파괴가 과연 성과를 거둘수 있을까.
[신보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