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PC통신 '사이버 만화방' 인기 폭등
기사입력 1999년 01월 28일 15시 04분
"만화책은 한물 갔죠. 이젠 모두가 컴퓨터로 만화를 본답니다."
지난해 5월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등 PC통신에 첫 선을 보인 `사이버 만화방'이 올 들어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국내 유명작가의 작품 뿐 아니라 일본 인기만화까지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8개월만에 하루 접속횟수가 5천200회를 넘는 사이트가 등장하는 등 이용자만도 10배이상 늘어난 것.
하루 1천원으로 원하는 작품을 모두 볼 수 있는 사이버 만화방은 지난해 유니텔, 천리안 등 PC통신이 발표하는 월 접속랭킹 베스트 50에서 10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간 30억원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만화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4개 정도.
보통 한 업체가 허영만, 박원빈, 이현세, 황미나 등 인기작가 10여명의 작품 600∼1천200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업체마다 최고 인기작가와 작품이 다르지만 양재현의 `열혈강호', 임재원의 `짱'과 이현세의 `남벌', 박원빈의 `황금의 꽃', 황미나의 `레드문' 등이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인터넷 게임방에서 가끔 사이버 만화를 본다는 윤은정씨(27．대학원생)는 "만화가게까지 가지않고서도 보고 싶은 작품을 앉아서 바로 골라 볼 수 있어 편하다"며 "요금도 가게에서 빌려보는 것보다 훨씬 싸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만화시장을 70%정도 점유하고 있는 `사이버랜드'의 박응영 사장(33)은 "사이버 만화를 즐기는 연령층은 20∼30대가 주류를 이룬다"며 "현재 책보다 가독성이 떨어지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목차와 지문을 일일이 새로 입력하는 등 포맷을 전부 바꿨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3월부터 허영만, 이현세, 배금택, 황미나 등 인기작가들의 작품을 영어-일어로 인터넷에 띄워 세계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양재현, 임재원, 전세훈, 원수연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서비스하는 `이드넷'은 지난 26일부터 잡지에 연재되는 만화를 출판과 동시에 서비스하고 있으며 회원들간의 미팅 도 주선하는 등 부가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대원동화, 학산문화사 등의 출판업체와 계약을 맺고 PC통신에 한-일 만화 단행본과 잡지를 서비스하는 `코미케'의 서주영 사장(30)은 "이케다 리오코의 `베르사이유의 장미' 등 일본만화에 대한 접속이 70%이상을 차지한다"며 "일본만화가 본격적으로 개방되면 사이버 만화시장은 2∼3배 정도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