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10개구단 사령탑들의 영어실력
기사입력 1999년 01월 27일 14시 50분
주어진 시간은 1분30초.
귀가 떨어지는 소음속에 고함 몇번 지르고 나니 벌써 버저가 `뚜∼' 울리는데 외국인선수들은 멀뚱멀뚱 꿀먹은 벙어리.
프로농구 감독들은 이럴때 속이 확 뒤집어진다.
혈압이 팍팍 오르는 결정적인 고비에서 작전타임을 부르면 전력의 핵인 외국인선수들에게 할말이 대부분이지만 그놈의 `영어'가 늘 문제다.
그렇다면 10개구단 사령탑들의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대략 `2강 4중 4약'으로 분류된다.
지난 시즌에는 대우 사령탑을 맡았던 최종규 심판위원장이 미국에서 10년간 산 덕에 단연 최고 실력을 자랑했지만 현역중에는 삼성 김동광, 현대 신선우 감독이 제일 부드럽게 넘어가는 축이다.
김동광 감독은 벤자민과 힐에게 웬만한 작전 지시는 통역 없이 직접 전달하고 농담도 툭툭 던질 정도로 `영어공포증'이 전혀 없는게 장점.
흥분하면 조금씩 말을 더듬는 신선우 감독은 급해지면 "맥(도웰), 스크린 OK?"하는 식이지만 평소에는 의사소통에 별 불편이 없는 수준이다.
나산 황유하, 대우 유재학, 나래 최명룡, SK 최인선 감독 등은 `4중'으로 꼽히는데 통역을 찾다가 없으면 할 수 없이 입을 뗀다.
반면 동양 박광호, 기아 박인규, SBS 강정수, LG 이충희 감독 등은 작전타임때 `동시통역'이 꼭 필요한 케이스.
특히 대만에서 활동했던 이충희 감독은 "영어를 중국어만큼만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라며 은근히 꼬리를 내린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