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섹스박물관등 요지경 인터넷 고발
기사입력 1999년 01월 25일 14시 35분
인터넷에 범람하는 각종 섹스 산업의 실태를 파헤친 책이 나와 네티즌들의 시선을 붙들어 매고 있다.
`성의 바다-인터넷 포르노 사이트 기행기'(예술시대 출간).
이 책을 쓰기 위해 이명구씨(31·서울 금호3가동)는 6개월간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를 수없이 드나들었다.
"제 자신도 놀랐어요. 인터넷에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섹스 관련 사이트가 있는 줄 미처 몰랐거든요."
그의 `기행기'에는 섹스용품을 판매하는 섹스 박물관, 아시아 여인들의 누드를 담은 사이트, 에니메이션 포르노, 섹스 아트, 훔쳐보기 등 각종 포르노 사이트가 적나라하게 소개되어 있다.
심지어 알몸으로 24시간 자기의 생활을 실황중계하는 사이트나 엉덩이가 예쁜 여자에게 상품을 주는 사이트도 언급하고 있다.
"인터넷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 가장 먼저 입력하는 단어가 바로 `sex'예요. 그만큼 호기심이 많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원하는 정보를 얻지도 못한채 시간 낭비만 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아요."
그래서 인터넷을 똑바로 알고 즐기자는 취지에서 이 책을 쓰게 됐단다.
이씨에 따르면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포르노 사이트 접속률은 세계 6위. 인터넷-컴퓨터 보급율을 감안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자료 수집을 위해 하루 평균 30개 사이트는 들락거렸어요. 그동안 접속한 사이트만도 4천개가 넘어요. 전화비만 매달 20만원이 넘게 나왔으니까요."
이씨는 이들 사이트에 접속하면서 느낀 것은 상당수의 포르노 사이트업체들이 돈을 벌기 위해 과대 광고를 하거나 부실한 자료를 제재하고 있다는 것.
또 일부 업체는 일부러 접속 시간을 늘리기 위해 사이트를 미로처럼 엮어놓아 한 번 들어가면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무료 사이트도 잘 만 이용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며 "IMF시대에 한푼이라도 외화 유출을 막아야 할 것 아니냐"고 했다.
책이 나온 뒤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격려반 질책반.
"누군가 쓸 책이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홀가분해요. 이제 그동안 소홀했던 본업(기념신문 제작)에도 충실할 생각입니다."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