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선배 김성한으로부터 홈런왕 과외
기사입력 1999년 01월 25일 03시 06분
호랑이굴에서 10년만에 `홈런킹'이 탄생할까.
프로 원년부터 화끈한 방망이의 팀으로 알려진 해태.
하지만 홈런왕 타이틀을 따낸 게 언젠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형편이 됐다.
지난 89년 김성한(26개)이후 9년간 끊어진 `명가의 전통'을 다시 이을 타자는 `이적 호랑이' 양준혁(30).
지난해 12월14일 삼성에서 트레이드된 양준혁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왼손 거포.
스타일은 다르지만 85,88,89년 홈런왕 김성한의 `후계자'로 나설 자격이 있다.
양준혁은 올시즌 홈런왕 등극에 대해 강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
파워와 기술을 두루 갖췄으면서도 홈런 1위와는 단 한번도 인연을 맺지 못했기 때문.
타격 타점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등 93년 데뷔 이후 6년간 따낸 타격 타이틀이 11개나 되지만 홈런왕 레이스에선 번번이 미끄러졌다.
28개의 아치를 그린 96시즌엔 현대 `괴물' 박재홍(30개)에 막혀 눈물을 흘렸고 30발을 날린 97시즌엔 후배 이승엽(32개)에게 밀렸다.
입버릇처럼 "홈런왕에 한이 맺혀 있다"고 말할 법도 하다.
양준혁이 잡아놓은 예상홈런은 35∼40개.
작년 27개에서 10개이상 늘려잡았지만 구장 규모를 감안하면 달성하기 어렵지는 않다.
해태의 홈인 광주구장(좌우 98m, 가운데 114m)은 국내의 대표적인 `미니구장'.
작년까지 양준혁의 안방이었던 대구구장(좌우 95m, 가운데 117m)보다 좌우거리는 3m 길지만 가운데 펜스까지의 거리가 3m 짧다.
좌중－우중간으로 홈런을 쳐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
게다가 펜스높이가 1.5m로 대구구장(3m)의 절반에 불과해 한결 유리하다.
김성한 타격코치는 "기술적인 부분에선 더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 다만 장타에 대한 욕심이 앞서는 게 흠"이라며 `무심타법'이 홈런왕 등극의 열쇠라고 강조하고 있다.
[ 김상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