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올해 연장계약 없다' 강경노선
기사입력 1999년 01월 21일 13시 36분
최근 구단이 다른 선수들과 계속 고액 연봉계약을 하고 있는 것에 발끈, `올해 연장계약은 없다'는 강경노선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구단측은 당장이라도 연장 계약을 통해 4∼5년간 적당한 액수로 박찬호를 묶으려는 속셈.
당초 박찬호도 조건만 맞으면 계약을 할수있다는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백전노장 케빈 브라운이 1억500만달러에 7년 계약을 했을 때도 기분이 개운치 않았던 박찬호는 최근 동료 선발투수들이 잇달아 고액계약을 하자 자존심이 상했다.
작년 15승을 거둔 박찬호의 올시즌 연봉은 230만달러.
그런데 구단은 11승 투수들인 이스마엘 발데스와 1년간 425만달러, 카를로스 페레스와는 3년간 1천550만달러에 각각 계약, 박찬호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주기로 한 것.
구단은 또 20일(이하 한국시간) 5번 선발인 대런 드라이포트와 1년간 190만달러에 계약했다.
이에 따라 지난시즌 8승에 그쳤던 드라이포트와 박찬호의 올해 연봉 차액은 40만달러.
박찬호가 21일 "현 상태에서 연장 계약은 필요없다. 올시즌 확실한 성적을 거두고 시즌이 끝난뒤 정당한 대우를 받겠다"고 발끈하고 나선 이유다.
현재로서는 연봉 700∼800만달러를 받아야 직성이 풀릴 태세.
올시즌 성적이 중요함을 감안, 박찬호는 21일 가랑비가 뿌리는 가운데 다저스타디움에서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박찬호의 연장계약은 앞으로 에이전트 스티브 김씨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드라이포트가 190만달러나 받는다는 소식에 "에이전트가 좋아서 그런가"라며 농담조의 말을 흘렸다.
브라운에게 사상 최고액을 안긴 미국 최고의 협상실력을 갖춘 스캇 보라스가 바로 드라이포트의 에이전트.
시즌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박찬호의 다음 계약은 본인과 에이전트 모두에게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