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파울 얻어 신난 박규현,심판과 하이파이브
기사입력 1999년 01월 18일 14시 02분
◇모든 팀이 전체일정의 절반인 23게임을 넘어서면서 반환점을 돈 프로농구는 하루하루 열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도 짭짤한 뒷얘기들이 풍성했는데 우선 `착각' 때문에 일어난 3가지 해프닝부터 들어볼까요.
◇LG 박규현이 지난 16일 나래전에서 심판을 동료로 착각해 관중석의 폭소를 자아냈다는데요.
3쿼터 도중 박규현은 하프라인에서 볼을 가로채 드리블 하다 파울을 얻어내고는 신이 나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김철환 주심이 아웃오브바운드를 위해 공을 달라고 손을 내밀자 기쁨을 이기지 못한 박규현은 김주심의 손바닥까지 철썩 마주치면서 좋아하다가 터져나온 웃음소리에 뒤늦게 상황을 깨닫고는 뒷통수를 긁었습니다.
◇지난 12일 청주 SK_동양전 도중 S심판은 배번 6번의 SK 배길태에게 파울을 주면서 기록석에 손가락으로 `11번' 사인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당시 SK 11번 서장훈은 벤치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기록석에선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죠.
알고보니 S심판이 SK 유니폼에 새겨진 자사 이동전화광고 `011'에 새겨진 11을 잘못 보고 헷갈린 것이었답니다.
◇또 하나의 해프닝도 지난 17일 청주실내체육관의 SK-SBS전에서 일어났습니다.
경기 종료 4.7초전 SK 러틀랜드가 골을 성공시킨 직후 SBS가 공격을 시작하는 순간 기록석의 시간 측정 착오로 종료 버저가 울려버린 것이죠.
그러자 SK 응원석에서는 경기가 끝난줄 알고 축포를 터뜨리고 색종이와 테이프를 흩날렸는데 심판은 뒤늦게 3.9초를 남긴 것으로 하고 코트의 색종이를 다 쓸어낸 뒤 경기를 재개시켰습니다.
◇현대 외국인센터 재키 존스가 지난주부터 오른쪽 귀에 은귀고리를 달고 코트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부상 방지를 위해 규정상 경기중에는 귀고리를 달지 못하게 돼 있는데 존스는 지난 14일 SK전에서 귀고리를 착용한채 `무사히' 경기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17일 LG전서는 경기 직전 점프볼을 하려다 LG 블런트가 이를 지적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떼내고 출전했다는군요.
◇왼쪽 발목 인대 부상으로 쉬고 있는 삼성 싱글턴이 꼬리를 무는 불운에 울고 있습니다.
싱글턴은 부친이 심장병으로 갑자기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3일 부랴부랴 고향인 미국 루이지애나주로 날아갔습니다.
싱글턴은 발에 깁스를 한채 목발을 짚고 귀국길에 올랐는데 하필 이날 김포공항 출국 수속장의 전산기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한시간 가까이 기다리다가 아슬아슬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답니다.
그러자 싱글턴은 "요즘은 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더랍니다.
◇18연패에 빠진 동양은 선수들 못지않게 부인들의 마음 고생도 심하답니다.
남편들이 집에 와도 통 인상을 펴지 않으니 얼마나 눈치가 보이겠습니까.
그래서 동양 김홍국 사무국장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의 베니건스 레스토랑에서 이훈재와 김재열의 부인에게 점심을 대접하며 "조금만 참아달라"고 위로를 했습니다.
이날 이훈재의 부인 추현주씨는 "남편이 요즘 살이 5㎏이나 빠졌다"고 내조의 어려움을 하소연 했다고 합니다.
◇반면 기아의 기혼 선수들은 다른 이유로 입이 한자나 튀어나왔습니다.
부산 게임과 원정경기가 이어지는 바람에 한달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호텔과 숙소밥만 먹고 있기 때문이죠.
지난 17일 대구 동양전을 끝낸뒤 기아는 외박을 줄 예정이었지만 21일 최강팀인 현대전의 비중을 내세워 이를 백지화하고 곧바로 경기도 용인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기아 구단은 승부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사기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리＝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