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혹독한 시집살이 '서러워요'

기사입력 1999년 01월 14일 15시 07분


"금주야? 은주야?"

김지수는 요즘 MBC TV `보고 또 보고' 식구들한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작년말 MBC 연말연기대상을 타서 금 스무 돈을 탔고, 그 전 해에는 KBS에서 우수연기상과 포토제닉상으로 금 열닷 돈 가량을 받아 `은(銀)주'가 아닌 `금(金)주'란 것이다.

"상은 좋은 거 아니에요? 그런데 날이 지날수록 부담돼요. `보고 또 보고' 식구 전부가 받을 상인데, 송구스럽기도 하고…"

행여 나중에 잘못해서 `쟤, 대상 맞어?' 할까봐란 기우도 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요즘 김지수는 딴판이다. 실제는 금 많이 타서 금주라지만, 극중에서는 액면(?) 그대로 덜 값나가는 은주 신세다.

한 시어머니밑에 동서로 지내게 된 금주(윤해영)와 은주가 꼭 `팥쥐와 콩쥐'같단다. 자신이 바로 `가엾은 콩쥐'라는 것.

"`코피'터지면서 일해요. 청소하고 빨래하고 설겆이하고, 정말 울고 싶어요."

결혼전부터 시어머니(김민자)한테 찍힌 밉상이었지만, 요즘엔 시집살이가 이만저만 아니다. 검사아들 준 게 아깝기도 했고, 살림만 하면 됐지 `뭐 잘났다고' 며느리가 직장생활(간호사)하느냐는 것도 김민자의 은근한 압력이다.

덕분에 윤해영은 부엌만 나서면 "나오긴 왜 나와. 어서 가서 책읽어라"며 애초에 싹도 없는 작가지망을 부추긴다. 말그대로 금지옥엽.

김지수에게는 빨래도 그냥 안 시킨다. 세탁기에 넣고 좀 편할라 치면, "잘 안 지니까 손으로 비벼 빨아라."고 해 눈물이 쏙 빠진다.

최근엔 `애소식 없냐"는 지긋지긋한 말때문에 스트레스 하나가 더 늘었다.

"극중이지만 속상할 때가 많아요."

그래도 겨울 스트레스 푸는 건, 스노우보드가 최고.

팔팔한 정찬 김찬우만 할 줄 알았는데, 김지수가 스노우보드를 탄다.

아직 하프파이프까지는 못 타도, 용평의 5Km짜리 레인보 차도는 거뜬하다. 몸은 야리야리해도 파워는 대단하다는 자평. 이달말 용평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 홍보위원으로 뽑혀, 겸사겸사 `아마 시범경기'가 있으면 나설 생각도 있다.

"아직 머리속에 있지만, 연말에 대학시험을 칠까봐요. 나이들수록 공부에 미련이 남아요. 미래를 위한 투자도 돼고요."

잘하면 21세기 원년에 `연기학개론'을 든 여대생 김지수의 모습을 볼 수도 있겠다.

[이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