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무역센터 외벽타기 '스파이더맨'
기사입력 1998년 05월 24일 14시 22분
`스파이더 맨'들의 다음 타깃은 어디일까?
63빌딩, 아니면 글라스타워?
지난 15일 높이 230m의 삼성동 무역센터 건물 외벽을 타고 옥상까지 올라가는 깜짝쇼를 펼쳤던 윤길수-김태삼씨가 24일 "또 다른 건물 사냥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무역센터 54층 꼭대기에 오르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경찰로부터 `불안감 조성'이라는 경범죄목이 적힌 5만원짜리 스티커를 발부받았던 이들 암벽등반가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또 다른 빌딩에 도전장을 던진 것.
"다음 등반의 시간과 장소는 비밀"이라는 이들의 선언으로 서울 시내의 높은 빌딩 경비원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들에겐 넓고 정복해야할 도시의 빌딩들이 널려있다.
등반 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국내 최고층 63빌딩.
김태삼씨는 "93년 이근택씨가 오르기는 했지만 곤돌라에서 내려진 줄에 의지한 채 등반, 진정한 의미의 빌더링(빌딩 오르기)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말해 이 빌딩이 목표물 중의 하나라는 점을 암시했다.
40세의 윤길수씨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명성이 높은 등산용품 메이커 `파이브텐'의 이사이고, 35세의 김태삼씨는 중견여행업체 `푸른여행사'의 대표.
이들의 행위를 시시껄렁한 영웅심의 표출이나 철부지들의 장난쯤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나이나 사회적 지위가 어울리지 않는다.
이들이 위험해보이는데다 불법인 빌더링을 하는 이유는 2가지.
등반가로서 높은 빌딩을 올라보고 싶다는 욕망을 만족시켜주고, 경제 위기에 짓눌려 숨 한번 제대로 못쉬고 있는 국민들에게 `파격'을 선사하자는 것이다.
윤길수씨는 "한마디로 광대가 되고자한다"며 "우리의 등반이 IMF의 늪을 헤쳐나가느라 기진맥진한 국민들에게 웃음과 성취감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사람은 요즘 편지와 전화, 팩스, 전자우편 등을 통해 격려를 받고 있다.
이들의 깜짝 등반쇼는 언제 어디서 이뤄질까?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