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 '주장때 우승컵 만져봐야죠'
기사입력 1998년 05월 21일 15시 27분
스코트 쿨바를 비롯한 외국인, 박경완으로 대표되는 이적생, 깜짝스타 신인 김수경까지.
`굴러온 돌'에 밀렸던 `박힌 돌'들이 이제 힘찬 굴림을 시작하는 것일까.
`인천 야구의 자존심' 현대 김경기(30)의 기세가 무섭다.
최근 다섯 경기 20타수 6안타(0.300).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안타 하나하나에 영양가가 듬뿍 담겨 있다.
지난 20일 부산 롯데전.
5-6으로 뒤진 9회초 2사 1,3루서 김경기는 볼카운트 2-1에 몰렸지만 기어이 롯데 주형광의 슬라이더를 노려쳐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9회 2사후에만 4득점, 9대6 역전 드라마의 발판이 된 동점타.
김재박감독이 "결과는 1승이지만 2승의 효과가 있는 안타"라고 칭찬할 만큼 값진 적시타였다.
1루에서 포지션을 옮겨 우려가 높았던 3루 수비도 기대이상으로 알찼다.
김감독이 "(김)경기의 수비덕에 벌써 서너 게임을 건졌다"고 할만큼 고비에서의 호수비가 팀내 최다 실책(8개)의 공백을 메꾸고도 남을 정도.
투혼도 여느 젊은 선수 못지 않다.
20일 부산 롯데전서 4회초 롯데 선발 김태석에게 초구 빠른 직구에 허리를 맞았지만 마운드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쏜살같이 1루로 뛰어갔다.
흔한 엄살도, 투수를 향한 괜한 신경질도 없었다.
항상 웃음띤 얼굴에서 배어나오는 넉넉함과 승리를 향한 집념이 3년 연속 주장을 맡게 한 원동력.
"늘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남고싶다"는 김경기는 "주장으로 있을때 우승 한번 해야죠"라며 투지를 불사른다.
[부산=김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