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지구촌 '혜성충돌 공포증' 확산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5시 03분
`5천억톤의 혜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지구 연합군의 행성파괴작전 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지구에 남은 것은 절망과 공포뿐…'
최근 관객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영화 `딥 임팩트'의 줄거리.
그런데 이런 끔찍한 이야기가 `실제상황'이 될수도 있다는 `혜성충돌 신드롬'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3월 11일 세계 천문학자들이 모여 만든 조직인 국제천문연합（IAU）이 "직경 1.6㎞의 소행성 `1997XF11'이 2028년 10월 26일 지구와 4만6천㎞지점 까지 접근할 것" 이라며 충돌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부터.
지구와 달의 거리가 40만㎞이기 때문에 4만6천㎞라고 하면 지구궤도 높이로, 만약 지구의 인력권에 들어오면 대재앙이 필연적이다.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은 즉각 `더 정확한 장비로 관측한 결과 가장 가까운 거리가 1백만㎞여서 안전하다'고 밝혀 이 소행성과의 충돌상황은 없을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에서는 이 소행성뿐만 아니라 또 다른 소행성과의 충돌에 관한 주장이 잇따르고 있어 새로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천문연합이 "현재 `이상접근'으로 감시가 필요한 위험 소행성이 `1997XF11' 말고도 무려 107개나 더 있다"고 밝혔기 때문.
게다가 영화 `딥 임팩트'를 본 일부 사람들도 이를 `생길 수 있는 일'로 받아들여 혜성충돌 신드롬이 확대일로로 치닫고있다.
실제 최근 두달간 개설된 소행성 충돌과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만도 수십여개가 이른다.
`다나까 우（田中 宇）'라는 일본인은 지난 3월 개설된 홈페이지를 통해 "단지 직경 몇십m의 운석이라도 지구와 충돌하면 지진과 거대한 해일이 발생하며 인구밀집지역에 떨어질 경우엔 상상못할 대재앙이 발생한다"며 두려워했다.
그는 "실제 지난 1908년 직경 90m에 불과한 운석이 시베리아 퉁그스카에 떨어져 낙하지점 주위 2000㎢가 쑥대밭이 되었고 그 파괴력은 15메가톤의 수소폭탄에 필적했다"며 구체적인 피해 사례까지 밝히고 있다.
국내 PC통신 하이텔에서도 지난 16일 우주 이상현상으로 지구가 종말을 맞게 된다는 내용의 `임팩트 퍼스트'란 연재소설의 예고편이 올라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대해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은 실제 충돌 상황에대해 "앞으로 100년이내에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확률은 2％도 안된다"며 "단지 가능성을 두고 하는 얘기로 영화나 소설을 보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딥 임팩트에 이어 오는 7월 또 한편의 동일한 주제의 `아마게돈'이란 영화가 전세계에 개봉될 예정이어서 네티즌은 물론 젊은 영화팬들에게도 혜성충돌 공포증은 더욱 증폭될 조짐이다.
[임태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