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장하다 우리딸 공주 만세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18일 15시 00분
충남 공주（公州）에서 세계 골프의 `공주'（公主）가 탄생했다.
3년전 공주 금성여고를 졸업한 프로골퍼 박세리가 18일 새벽 미국 윌밍턴에서 끝난 98맥도날드 LPGA선수권대회에서 우승, 지구촌의 여자골프계를 정복한 것.
공주고 출신의 LA 다저스 에이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자리를 굳힌 데 이어 박세리도 세계 여자 프로무대를 최연소 우승하자 백제의 고도（古都） 공주가 새벽부터 들끓었다.
지난해 10월 미국 프로테스트를 1위로 통과할 때부터 관심을 모았던 박세리는 LPGA `첫승'으로 `여자 타이거 우즈'라는 극찬을 받으며 세계를 경악시켰다.
그러나 이것은 앞날에 대한 `예고편'일 뿐.
당초 2002년쯤 메이저대회를 우승하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무려 4년이나 앞당긴 박세리는 치열한 승부 근성과 어릴 적 투포환선수로 다진 체력, 미국인 코치 리드베터가 스스로 교습비를 50％나 깎아줄 만큼 빼어난 천재성 등이 `골프여왕'의 앞날을 더욱 밝히고 있다.
박세리의 `공주（公州） 오빠' 박찬호도 지난해 14승보다 더욱 빼어난 성적을 올릴 게 틀림없다.
지난 16일 트레이드로 수비가 좋은 찰스 존슨과 배터리를 이루게 돼 훨씬 안정된 분위기에서 마음껏 광속구를 뿌릴 수 있게 됐고, 타선에서는 게리 셰필드, 보비 보니아 등이 가세해 승수 쌓기에 가속도를 올리게 된 것.
18일 새벽 공주시민은 모두 대회가 열린 윌밍텅에 가있있다.
박찬호가 등판, 승리를 따낼 때마다 떠들썩했던 공주시 중학동의 공주고에 이어 웅진동의 금성여고에서는 박세리의 이번 대회기간 동안 전교생이 TV 중계를 보며 "언니 파이팅_"을 외쳤다.
금성여고에서는 박세리의 우승이 확정되자 이날 새벽, `장하다 우리 고장을 빛낸 박세리'라는 플래카드를 교문에 내걸었고, 공주시는 버스터미널과 중동 네거리 등 시내 여섯곳에 `장하다 박세리'를 붙여 `공주의 세계 정벌'을 자축했다.
또 박세리 금성여고 동창회, 농협, 체육회, 교육청 등에서도 플래카드 20여개를 내걸었다.
박세리의 우승 소식에 골프 애호가인 공주고 출신의 김종필 국무총리서리는 "박세리 선수의 98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우승을 온 국민과 더블어 진심으로 축하한다. 박양은 `하면 된다'는 한국인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줬다"며 고향 후배의 쾌거를 축하했다.
또 전병용 공주시장은 "한국 여성의 저력과 우수성을 유감없이 발휘해준 공주출신 박세리 선수의 98맥도널드LPGA챔피언십 우승을 14만 공주시민과 더불어 축하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