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김희중 9단●최규병 8단
기사입력 1998년 05월 17일 15시 09분
제2보（18∼36）＝우하귀에서 흑이 손을 뺀 이상 백 18, 20으로 실리를 챙긴 것은 당연하다. 흑이 20의 곳을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안팎으로 엄청난 차이. 흑 21 어깨짚음은 상용의 수법. 백이 `가'로 받아주면 흑 23으로 붙여 상변 흑진과 호응하는 세를 구축한다.
아울러 `나'의 곳 침입도 자연스럽게 방지하려는 고단수의 수법이기도 하다.
백은 일단 22로 밀어올려 반발한다. `가'로 받는 것은 흑의 주문일뿐만 아니라 우하귀 흑말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흑 23 붙임은 예정된 수순이며 25까지 흑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
여기서 백의 다음 한수가 어려운 장면인데, 26은 결단의 한수다. 흑 27과 교환되어 아까운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실리보다는 대세에 더욱 역점을 둔 발상이며 백 28 상변 침투를 염두에 둔 거시적 안목을 지닌 수. 이후 진행에서 그 역할과 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
백 28 침입은 약간 무리한 감도 없지 않지만 흑도 적절한 공격수가 마땅치 않은 모습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흑 29 `차렷'은 너무 온건했다. 국후 최 8단도 어찌됐든 [참고도 1] 흑 1, 3으로 적극적 공격을 했어야 했다고 후회했던 수.
흑은 백이 ` 다'로 뛸 것만 예상, 그때 `라'로 공격해도 늦지 않다고 단순히 생각한 것인데, 백 30이 의외로 좋은 타개책이었다.
의표를 찔린 흑은 고심 끝에 31의 강공수단을 들고 나왔는데 이 수 또한 과격했다. 뭔가 백을 응징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비롯된 수였으나 순리대로 [참고도 2] 흑 1로 받아줄 자리. 백은 2, 4로 준동하는 정도인데 흑 5, 7로 공격을 가해 여전히 백의 타개가 어려웠던 것.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