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이버 신앙시대 '스위치 ON'
기사입력 1998년 05월 14일 15시 39분
깊은 산속에 있는 절에 찾아갈 필요없이 컴퓨터 자판만 두드리면 `사이버 사찰'에서 예불을 드릴 수 있다.
뿐만이 아니다.
컴퓨터만 켜면 목사의 설교도 들을 수 있다.
모니터를 통해 교회 소식이나 간증도 접할 수 있다.
PC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예배나 예불을 드리는 `온라인 종교'가 최근들어 잇따라 등장, 각광을 받고 있다.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회사원 김지영씨(35)는 "해외 출장으로 일요예배에 참석하지 못할 때 노트북을 이용해 인터넷 예배를 보고 있다"며 "컴퓨터가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사이버 종교의 장점은 컴퓨터와 모뎀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
또 교회나 사찰에서는 컴퓨터 세대인 젊은층에게 포교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 더욱 활성화되는 추세다.
현재 사이버 공간에 개설된 교회와 사찰은 30여곳.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경우 인터넷www.yfg.org홈 페이지로 다양한 메뉴와 함께 이 교회 조용기목사의 육성 설교를 중계하고 있다.
주메뉴는 교회 뉴스, 간증, 알기쉬운 신학 이야기, 10분 설교, 당회장 주일설교 등.
신자의 입장에선 비록 몸은 컴퓨터 앞에 있지만 실제 예배를 보는 것과 진배없다.
불교 역시 `사이버 사찰'을 세워 `보수적인' 분위기를 일신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찰이 산중에 위치한 종교 특성상 교통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컴퓨터 시대가 열리면서 젊은 신도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
조계종 종단은 현재 인터넷buddhism.or.kr 홈페이지로 전남 승주의 송광사, 경북 김천의 직지사, 서울의 불광사, 안심정사, 삼광사 등을 `온라인 사찰'로 열어놓고 있다.
원불교의 `PC통신 교당(敎堂)'도 인기 만점이다.
이 교당의 강명권씨(37)는 "인터넷 홈페이지wonbuddhism.or.kr/temple에 접속하면 육성과 화면을 통해 법회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실감을 느낄 수 있다"며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등 해외에서 `사이버 법회'에 참가하는 사람이 2천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한편 천리안의 경우 사이버 종교가 뜨자 컴퓨터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종교 생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으로 있는데, 교회, 사찰 등에서 개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