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신규브랜드마다 '히트'
기사입력 1998년 05월 12일 15시 15분
굵직굵직한 화장품업체들이 하나둘 쓰러져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독야청청 잘 나가는 곳이 있다.
세살바기 브랜드 `마리끌레르'를 앞세워 연매출 50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4위로 껑충 뛰어오른 （주）애경산업이 바로 그렇다.
물론 일등공신이 있다.
조서환 마케팅 이사（41）.
마리끌레르에 이어 포인트, 아놀드 파마 등 내놓는 브랜드마다 모조리 히트시켜 지난달말에는 세계마케팅대회에 강사로 초청되기도 했다.
성공 비결은 "위기는 곧 기회"라는 경제논리에 충실히 따른 것.
조이사는 IMF 한파를 맞아 기존 브랜드도 없어지는 마당에 신규 브랜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3월말에 선보인 모공케어 전문 브랜드 B&F는 당초 월 2∼3억원 매출을 예상했으나 한달만에 12억원을 올리는 `잭팟'을 터뜨렸다.
4월말에 출시된 스포츠 전문 브랜드 던롭 또한 바캉스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만큼 조만간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인 마케팅은 5월에도 그대로 이어져 지난 1일에는 온국민이 허리띠를 조여매고 있는 마당에 사치품인 `오 드 뚜왈렛'（향수）을 내놓고 "사가라"고 외치고 나섰다.
마리끌레르에서 내놓은 이 오 드 뚜왈렛은 플로랄 그린 머스키 향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본딴 반원형 병에 담은 것.
지난달말 서울 이대입구에서 여대생들에게 시향 테스트를 한 결과 내로라하는 수입 브랜드를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민소득 1만불일 때 샤넬, 캘빈클라인, 버버리를 뿌렸던 여성들이 5천불이 되면서부터 신토불이 향수를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오 드 뚜왈렛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는 고급인데 비해 값은 중저가인 만큼 히트칠 것이 분명합니다."
출발은 좋은 편.
1만병을 전국의 대형 화장품 매장에 풀었는데 삽시간에 다 팔려나갔다고 한다.
"로열티 내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 공장을 짓고 국내 시장으로 갖고 와 파는 것 보다 로열티를 물더라도 국내에 공장을 짓고 외국시장에 내다파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경희대 경영학 석사 출신인 조이사는 81년 애경에 입사, 마케팅 매니저까지 지냈다가 미국 다이얼사와 스위스 로셰사에서 마케팅 이사를 거친 뒤 95년 애경으로 복귀, 오늘에 이르렀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