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KBO총재 선출' 이젠 자율의 새틀짜자
기사입력 1998년 05월 06일 02시 14분
한국야구위원회(KBO) 홍재형총재가 6일 열리는 구단주 간담회에서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총재 선출의 `공'은 구단주들에게 넘어갔다.
지난 2월25일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사실상 총재직은 흔들렸다.
관행으로 볼때 집권당이나 청와대측에서 `자기네 인사'를 심어와 야구인들은 당연히 총재가 바뀌는 줄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재벌그룹 회장, 부회장들인 구단주들은 재무부장관과 경제부총리를 지낸 홍총재에게 과거 적든 많든 신세를 졌으므로 감히 사퇴를 종용할수 없었던 것.
홍총재가 용퇴를 함으로써 IMF 한파다 구조조정이다 해서 머리가 지근거리는 구단주들은 골치거리를 하나 더 안게 됐다.
청와대나 집권당의 `낙하산 인사' 이전에 간담회를 통해 후보자를 물색해야 하는 `짐'을 안게 된 탓이다.
이번에는 구단주들의 자율 선출이 가능할 것인가.
KBO 총재는 82년 출범이래 `정실 인사'의 표본이었다.
전,현 총재를 살펴보면 ▲집권자의 군대시절 상관 ▲집권자의 육사동기생 ▲집권자의 초대 국방부장관 ▲집권자의 초대 재무부장관 ▲집권자의 학교후배 등 통치권자의 측근들이 많았다.
물론 예외는 있었지만.
KBO 총재는 재벌그룹 회장, 부회장을 구단주로 거느리고 있는데다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총수여서 명예직으로, 또 높은 자리를 얻기전 잠시 머물다 가기에는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개인적으로야 영광이겠지만 프로야구계가 멍드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5대 이상훈 총재이후에는 평균 재임기간이 1년에 그치고 있다.
이러니 프로야구 현안을 해결하거나 중장기 발전계획을 실행하기가 어려웠던 것.
현재로서는 정부 고위층에서 총재감을 지명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하지만 김대중대통령이 인사원칙을 `경력과 전문성'으로 못박은 만큼 구단주들이 이를 방패막이로 삼아 적합한 인물을 골랐으면 하는게 야구인들의 바램이다.
그간 구단주나 구단 사장들이 뭔가 의논하려고 총재를 찾았을때 비서가 "지역구로 내려가셨다"는 말들을 많이 했으므로 국회의원이나 지구당 위원장 등 정치인은 총재직의 기피 인물이어야 한다.
굳이 이전처럼 장관출신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여생을 프로야구 발전에 바칠수 있는 정열과 경영 능력을 갖춘 인사를 발탁해야 할것이다.
이번에야 말로 구단주들이 외압을 받지 않고 결단을 내릴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