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지철] '7전1승 비상구가 없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05일 15시 08분
롯데 박지철（23）이 불안하다.
작년 일약 14승을 거둔 팀내 최고 에이스의 면모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더구나 임무도 막중한 전문 소방수.
다른 팀에 비해 1∼2점차의 살얼음판 승부가 유독 많은 롯데로서는 맥못추는 마무리가 이만저만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박지철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 지난 4일 청주 한화전.
박지철은 6－6인 9회말 1사 1루 장종훈의 타석에서 불끄기에 나섰다.
그러나 초구부터 폭투를 던졌고, 장종훈을 고의4구로 거르기 위해 완전히 뺀 공마저 포수 임수혁이 몸을 던져 잡을 정도로 심각한 제구력 난조를 보였다.
올시즌 7차례의 등판에서 세이브없이 구원승만 1차례.
지난달 23일 부산 한화전의 구원승은 8－7로 앞선 9회 등판, 4구와 안타에 폭투까지 범해 동점을 내준 뒤 타선이 9회말 공격서 어렵게 1점을 뽑아낸 `낯간지러운 승리'였다.
롯데가 지난달 30일부터 4경기 연속 완투를 한 것도 속사정을 보면 마무리가 불안한 탓.
박지철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훈련부족의 후유증 때문.
지난-2월 공중 목욕탕을 나오다 넘어져 오른쪽 발뒷꿈치가 찢어지는 부상을 한 뒤로 한달 넘게 훈련을 하지 못했다.
한해 농사를 좌우하는 스프링캠프를 공친 탓에 몸과 마음이 모두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이 바뀐 것도 많은 이닝을 소화해내기는 무리라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따른 것.
김명성 투수코치는 "（박）지철이를 선발로 바꾼다 해도 현재 상태라면 별 활약을 기대할 수 없다"며 "예전의 구위를 되찾는 방법은 잦은 실전피칭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1∼2점차 승부에서 박지철을 등판시키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큰 게 롯데의 아픔이다.
[이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