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동대문 의류시장은 연예인 '코디 창고'
기사입력 1998년 05월 04일 03시 06분
`동대문 의류시장은 연예인의 천국（?）이다.'
탤런트, 가수 등 연예인들의 의상 수만점이 널려있는 `소품 창고'가 바로 이곳.
과감한 디자인과 색다른 감각의 옷들이 모인 동대문 청평화시장, 광희시장 등은 남보다 튀는 패션을 입으려는 연예인의 `의상실'이다.
그뿐 아니다. 연예인들은 `말만 잘하면' 공짜다.
유명세는 따지지도 않는다.
연예인이 한번 입었던 옷이라면 `히트'할 가능성이 높고 지방 소매상들도 많이 사가기 때문.
지난해 11월 인기가수 3인조 그룹 `구피'가 스노보드용 점퍼 5벌（싯가 170만원）을 한 점포에서 `협찬' 받아 공중파 TV와 케이블 TV에 입고 나와 무대를 휘저었다.
덕분에 이 옷은 동대문에 선보인 지 2주만에 5천700벌이 팔려나가는 히트상품이 됐다.
이 점포는 `구피'의 양해를 얻어 옷 입은 사진을 걸어 두었다가 열성팬에게 빼앗긴 해프닝도 있었다.
그 열성팬은 `구피' 점퍼 3벌을 사갔다.
며칠전엔 MBC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 출연중인 탤런트 김진도 이곳에서 2만7천원짜리 스노보드형 봄점퍼 한벌을 서비스 받았다.
지난 4월 27일 발매된 `빅토리 태권도' 음반에서 그룹 `코리아나'와 함께 노래를 수록한 댄스그룹 `아이야'의 코디네이터는 갑작스런 의상구입 때문에 동대문을 찾은 케이스.
코디네이터 이해경씨는 "밤새 영업을 하는 곳이 여기 밖에 없고 디자인이 다양해 몇바퀴만 돌면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를 수 있다"며 업주에게 "연예인이 입을 의상"이라고 하면 무료로 제공받거나 대여가 가능해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광희시장 1층 등산-레저-스키복 전문점 `니데커' 이용우과장（37）은 "유-무명을 떠나 `동대문표'를 입고 공연에 나서는 그 자체가 기분 좋은 것" 이라고 말했다.
이과장은 "표인봉, 조갑경, 김원준, 여행스케치 등을 배출한 서울예전 동아리 `예음회'도 이곳에서 단체복인 노란색 양면점퍼 120벌이나 사갔다"면서 "예비 연예인들도 동대문패션을 모르면 프로가 되지 못할 것" 이라고 큰소리 쳤다.
[이기철 기자]
